4-5 장사의 본질
“그럼 사장님 장사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죠?”
지혁의 말에 정사장은 자신의 딸을 바라 보았다. 딸 희수는 아빠 무릎에 앉아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지혁 사장님. 그거 알아요?”
“어떤거요?”
“고객들은 어린 아이와 같다는 말이요.”
“고객들이 어린 아이와 같다고요?”
“고객들은 어린 아이와 같아요. 흥미가 있으면 다가오고, 지루하면 사라지죠. 쉽게 삐지기도 하고요. 따뜻한 곳을 좋아하고, 춥고 무서운 곳에는 오지 않죠.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좋아하죠. 이런 면에서 고객은 어린 아이와 같다고 해요. 고객들을 어린 아이라고 생각하고 카페를 운영해보세요.”
“재미있는 관점이네요. 사장님, 다른 것도 알려주세요.”
지혁의 반응에 정사장은 신이 나서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럼 장사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장사의 본질이요? 음.. 물건을 파는 것이겠죠.”
“그렇죠. 장사는 무엇인가를 파는 것이죠. 그럼 장사가 잘 되기 위한 본질은 무엇일까요?”
“음.. 좋은 물건을 파는 것이요?”
“좋은 물건만 팔면 모두 장사가 잘 되나요?”
“그건 아니죠. 음..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파는거요?”
“좋아요. 잘가고 있어요.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팔면 어떻게 될까요?”
“장사가 잘되겠지요. 소문도 좋게나고요.”
“장사가 잘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돈을 많이 버는거요?”
“그렇죠. 돈이 많이 벌리는거죠. 그럼 계속해서 돈이 많이 벌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음.. 계속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팔아야겠죠?”
“그럼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산 고객들은 어떻게 할까요?”
“만족하겠죠. 그리고 그 물건이 필요하면 다시 오겠죠.”
“그래요. 방금 지혁이 말한 것이 장사의 본질이에요.”
“만족하는거요?”
“아뇨. 만족한 다음에 하는 것이요.”
“필요해서 다시 오는 것이요?”
“그래요. 그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다시 오는 것이에요. 다른 말로 재방문이죠. 한 번 온 고객이 다시만 온다면 그 가게는 분명 잘 될꺼에요. 그 다음부터는 시간의 문제겠죠. 1이 2가 되는 마법이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1은 2가 되고, 2는 4가 되고, 4는 8이 되는 마법이죠. 그 이야기 아세요? 체스를 처음 만든 사람 이야기요.”
“체스를 처음 만든 사람이요? 못 들어봤어요.”
“체스를 처음 만든 사람이 체스판과 체스말을 왕에게 가져갔다고 해요. 체스라는 게임에 감명을 받은 왕은 매우 흡족해하면서 그 사람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했죠. 어떤 것이든 소원을 말해보라고 말이죠. 그 체스를 만든 사람은 왕에게 이런 소원을 말했다고 해요. 체스판 첫 칸에는 한 알의 쌀 알을, 두 번째 칸에는 첫 번째 칸의 2배인 두 알을, 세 번째 칸에는 그 2배인 네 알을 놓아달라고 한 것이죠. 체스판은 총 64칸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것은 왕이 보기에 너무나 작은 상이었죠. 하지만 막상 쌀 알을 2배씩 늘리면 체스칸에 놓기 시작하자 33칸째에는 이미 논 하나에서 나올 만한 쌀의 양인 40억 알이 놓이게 되었다는 이야기죠.”
“와~ 처음에는 정말 별거 아닌 양인데 갈수록 엄청난 숫자가 되는거네요.”
“그래요. 그런데 장사도 이와 같아요. 어떤 가게든지 한 명의 손님은 오기 마련이죠. 그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들면 되요. 그렇게 다시 오는 손님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다보면 체스판의 기적이 매장에서도 일어나는 것이죠. 재방문. 한 번 온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들게만 한다면 무엇을 팔든지 그 가게는 잘 될꺼에요.”
“어떻게 하면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들 수 있죠?”
“방법은 다 다르겠죠. 하지만 그 방법들도 파고 들어가면 또다시 본질이 나오겠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고 하잖아요. 고객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내가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고객의 입장으로 관찰해보는 것이에요. 서사장님은 3번 이상 가본 가게가 있나요?”
“네. 그렇죠.”
“왜 그 가게에 3번 이상 가게 되었죠?”
“음.. 여러 가지 이유가 있네요. 가까워서 가는 곳도 있고, 가성비가 좋아서 가는 곳도 있고, 사장님이 친절한 곳도 있지요. 물론 맛있어서 가는 곳도 있고요.”
“그래요. 이유는 여러 가지에요. 하지만 그 모든 이유를 통 털어서 하나도 정리한다면 아마도 만족하기 때문에 그곳을 가는걸꺼에요. 그 만족은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요.”
“생각해보니까 그런거 같아요. 만족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쁘지 않은 정도인 곳도 자주 가니까요.”
“그렇죠.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라서 익숙한 곳을 좋아해요. 그러니 장사를 할 때는 그 고객을 3번 이상 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서비스를 해주던, 이벤트를 하던, 아니면 맛이나 서비스, 제품 혹은 가격으로 승부를 보던 한 번 온 고객을 반드시 3번 이상 오게 하겠다라고 생각하고 임하면 길이 보일꺼에요.”
“한 번 온 고객을 3번 이상 오게 만들겠다. 그럼 신규 고객은 어떻해요? 3번을 오게 만드려면 우선 들어오게 해야 되잖아요. 들어오려면 광고를 해야 되고요. 전단지나 어플, 아니면 블로그 홍보 같은 것을 해야 되는거 아니에요?”
“신규 고객이라.. 사실 신규 고객을 모으려고 너무 힘을 뺄 필요는 없어요.”
“신규 고객을 모으려고 힘을 뺄 필요가 없다고요?”
“네. 아니,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신규 고객은 장사할 때 가장 마지막으로 고려할 대상이에요. 우리가 집중해야 될 고객은 기존 고객들이죠. 이미 우리 가게나 매장을 방문하신 분들이요. 이 분들에게 집중해야 되요.”
“그럼 신규 고객은요? 홍보는요? 마케팅은요? 다 필요 없다는 말인가요?”
“물론 그런 것도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말이에요. 기존 고객들이 만족을 넘어 감동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야 다른 고객들에게 말을 하겠죠.”
“그래요. 그 말을 하는 것을 다른 말로 입소문이라고 해요.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기존 고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만족을 넘어 감동을 줄까라는 고민이에요.”
“만족을 넘어 감동을 준다고요?”
“그래요. 감동.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딱 한가지 10.1 법칙만 알고 있으면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