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성민 바리스타 Jan 26. 2022

4-3 성공의 본질은 무엇인가?

4-3 성공의 본질은 무엇인가?     


담담히 이야기를 하는 정사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혁은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아무 자본 없이 가게가 20개를 운영했다는 이야기도 놀라웠고, 산을 깍아서 투자하는 이야기도 놀라웠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없어져서 여기에 내려왔다는 정사장을 보며 어떤 마음이었을까라고 지혁은 생각을 했다.     

“많이 아쉬웠겠어요.”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혁이 말했다. 그런 지혁을 보며 정사장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뭐~ 완전히 아쉽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여기에 내려오고 나서 저는 더 좋아졌어요. 옛날부터 돈 많이 벌면 시골에 내려가서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지금이 그 때였던 것이죠. 물론 제가 생각했던 그런 미래의 그림은 아니었지만 말이죠. 그런데 많이 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환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많이 벌고 나서, 시간 여유가 생기면, 지금하고 있는 일이 성공하면..’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끝이 없는거죠. 그때 깨달은 것은 어떤 생각이 들 때는 이미 그것을 지금 할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이였죠.     

다 정리하고 내려와서 정말 여유롭게 한 3개월 생활을 했죠. 3개월 동안 정말 잘 쉰 것 같아요. 내 인생에서 이렇게 쉬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시간이었죠. 쉬면서 알게 된 것은 내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었어요. 요리가 좋고, 그 요리를 먹어주는 손님들을 보는 것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다는 것을 잃어버렸던 것이죠. 요리와 경영은 분명 다른 영역이었는데, 그걸 모르고 열심히만 한거죠.”     

“그래도 20개까지 가게를 늘리신 것은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지혁 사장님도 원한다면 그렇게 되시겠죠. 그런데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20개를 만들면 거기에는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요. 저는 정말 대부분의 시간을 가게에 쏟은거 같아요. 지혁 사장님도 그런 걸 원하세요?”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잘 모르겠어요. 그럼 사장님은 그때보다 지금이 좋으세요?”     

“그 질문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답할 수 있겠네요. 대답은 그렇다에요. 물론 그때도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지나고 나면 모두 추억이 되잖아요. 아무리 힘든 일도 지나고 나면 하나의 이야기꺼리가 되는것처럼 말이죠. 그래도 그때와 지금을 두고 어느 시간이 좋냐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지금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지금은 매일 매일이 풍요롭고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그때는 가게가 20개였어도 매일 무엇인가에 쫒기면서 살고 있었지요. 물론 그 당시에는 그것조차 몰랐지만 말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는 참 쫒기면서 살았더라고요. 그때는 성공은 무엇인가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서 그랬나봐요. 무엇인가 거대한 것! 무엇인가 멋지고 폼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죠. 막연히 연매출 100억 달성하면 부자라고 생각했죠. 실제로 연매출이 100억을 넘었을 때도 있었고요. 물론 20개 매장에서 나온 매출을 합친 것이긴 하지만 말이죠.”

“우와~ 연매출 100억이라니! 상상도 안되요.”

“100억. 물론 누군가에게는 꿈의 금액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가있으면 그것도 지극히 현실이에요. 거기에도 걱정과 문제거리는 여전히 있는거죠. 가지고 있던 것들을 다 잃고 나서야 그것들이 결코 성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것은 성공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성공의 본질은 아니었던거에요.”

“100억 매출이 성공이 아니라면 대체 어떤 것이 성공인거죠?”     

지혁은 궁금함을 담아 정사장에게 물어봤다.

“100억 매출, 혹은 1,000억 매출, 아니면 1억 매출이든 그것은 목표일 뿐 목적일 수는 없다는 이야기죠. 그것은 하나의 숫자일 뿐이잖아요. 돈을 벌다보니까 돈 버는데는 끝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20살이 되어버린 첫째를 보는 순간 문뜩 내가 그렇게 성공하려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진 것이죠. 딱 제가 우리 아들만할 때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해에 했던 다짐이 떠올르더라고요. 나는 아버지가 없어도 부자가 될 수 있고, 그 누구한테 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나는 반드시 돈을 많이 벌어서 떵떵 거리면서 살꺼라는 그런 다짐 했던거죠.     

첫째 아이를 집사람이 가졌을 때 결심을 했죠. 우리 아이는 반드시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게 하지 말자.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까 자꾸 없는 살림이 눈에 보이는 거에요. 돈을 벌자니 아이를 못보고, 아이를 보자니 돈을 못벌고.. 그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을 했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점점 아버지로서의 자리가, 남편으로서의 자리가 없어지더라고요. 집에 와도 가족들은 모두 자기 할 일을 하고 있거나 어디 외출을 나가기도 했고.. 돈이 많아지고 여유로워질수록 오히려 마음은 더 가난해졌고, 더 급해졌어요.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하면서 더 일에 매달렸죠.      

누구나 성공하려는 모양은 다르겠지만 또 누구나 성공하려는 이유는 비슷할 꺼에요. 바로 자기 자신과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 특히 가족들을 위해서 성공하려고 하죠. 돈을 많이 벌려는 이유는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서잖아요. 저도 그걸 위해 20년이라는 시간을 정말 돈 버는데 다 쓴거죠. 그런데 달성하고 나니 행복하지 않은거에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분명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가족과의 관계는 단절되었고, 내가 무엇을 위해 돈을 벌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러다 그럼 대체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해졌어요. 행복하다는 것이 대체 뭐길래 그렇게 찾아 헤메는걸까? 대채 행복해지면 뭐가 좋아지는걸까? 이런 질문을 해본거죠.”     

지혁은 정사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은 지금 행복한가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정사장님이 말한 과연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일까도 생각을 해봤다. 행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행복하면 무엇이 좋아지는걸까? 지혁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정사장은 다시 입을 떼었다.     

“원하는 차를 사거나 옷을 살 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갈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하잖아요. 여러 가지 상황들 속에서 우리가 행복하다고 말한다면 그 안에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뭔가 행복이라는 요리의 기본 육수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한 가지를 발견을 하게 되었죠.”

이전 02화 4-2 정사장의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