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5년 뒤 (상상은 현실이 된다)
5년 뒤.
시간은 늘 그렇다. 지나고 나면 마치 꿈을 꾼 것처럼 느껴진다. 지혁에게도 5번의 겨울이, 그리고 5번의 봄이 찾아왔다. 5년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우선 독서모임이 시작되었다. 매주 토요일 아침 7시. 지혁은 3년 동안 모임의 회장을 맡아서 하다가 4년차부터 회원들 중 투표로 독서모임의 회장을 선출했다.
지혁은 작가가 되었다. 3년 정도 독서모임을 운영하다가 책이 나왔다. 그가 첫 번째로 쓴 책은 ‘독서 레시피’라는 책이었다. 커피 레시피처럼 각종 독서법에 대한 방법을 소개한 그 책은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그리고 그 다음 연도에는 ‘작은 카페 창업’에 대한 책도 냈다.
4월. 벚꽃이 피었다. 이제 몇 분 뒤면 강연이 시작된다. 강사 대기실에 지혁은 앉아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커피 축제의 강사로 초대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그였다. 이번 강연 행사는 커피 축제 측과 외식업으로 유명한 기업에서 공동 주최를 한터라 꽤 많은 청중들이 강연장에 있었다.
지혁 옆에는 그전에 책에서 봤던 작가들이 같이 앉아 있었다. 서로의 명함을 건네고 강연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전화가 한통 울렸다. 강쌤 전화였다.
“네. 강쌤.”
“지혁. 잘지내지?”
“네. 덕분에요. 저 엄청 큰 축제에 강사로 왔어요.”
“축하해. 지혁. 2번째 쓴 책 보내준 것도 잘 받았어. 내용 너무 좋더라.”
“감사해요. 쌤. 모두 쌤 덕분이에요.”
“덕분은~ 다 지혁이 잘한거지. 그나자나 오늘 밤 비행기 타고 출발 하는건가?”
“네. 쌤. 드디어 미국에 다 가보네요.”
“그래. 출발하기 전에 전화하고 내가 공항으로 픽업갈게. 그때 보자고”
“네!”
“아 그리고, 지혁. 강연하기 전 이미지 워프! 잘 알고 있지?”
“네! 최고로 멋진 강연을 하고 갈께요. 미국에서 뵈요.”
전화를 끊고 지혁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강연이 끝나고 어떤 말을 듣기를 원할까?’
그리고 조용히 마음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최고의 강의였어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여태까지 들은 강의 중에서 역대급이었어요.’
‘정말 도전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강의 진행을 맡은 담당자가 들어왔다. 지혁에게 인사를 하고 명함을 건네는 순간 지혁이 마시던 커피 잔이 소매에 걸리면서 쏟아졌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지혁의 옷은 엉망이 되었다.
“어머! 어머! 죄송해요. 아.. 어떻하죠. 옷 다버리셨네요.”
그때 순간적으로 지혁은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요. 옷에서 커피향기 나고 좋죠.”
담당자는 너무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연신 했다. 곧 강의장으로 입장을 하는터라 커피가 쏟아진 양복을 입고 강연장으로 들어가야 했다.
‘얼마나 좋은 일이 생기려고~’
지혁은 오히려 기대가 되었다. 최고의 강연이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혁은 웃으며 강연장으로 들어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