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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유목민 Mar 23. 2022

그냥 무시하세요

납득되지 않는 무시는 불안해

 기분 전환을 위해 평소 집에서 하던 브런치와 독후감 작성을 도서관에서 하기로 했다. 도서관의 디지털자료실에서 자리 예약을 위해 전용 컴퓨터로 다가갔다. 전용 컴퓨터를 소독하고 보니 모니터 우하단에 취약점 발견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있었다. 나는 사서에게 질문했다.


"취약점 치료하려면 재부팅하라는데 어떻게 할까요?"

"그냥 무시하세요. 컴퓨터 백신이 오래돼서 그래요."


 사서는 재부팅 혹은 치료 후 문제가 발생하면 각종 잡무와 책임을 떠안을까 두려운 모양이다. 취약점이 발견됐다는 것도 찝찝한데 백신이 오래됐다고 하니 더욱 꺼림칙하다. 소독 후 예약한 자석에 앉자, Windows 정품 인증을 완료하라는 안내가 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안 프로그램을 검색해 봤다. 이미 계약이 만료된 백신이라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 결국 내가 무료 백신을 직접 설치한 후 컴퓨터를 점검하고 나서야 브런치를 띄웠다. 여전히 불안한 나는 QR 코드를 이용해 브런치에 로그인했다. 자동 로그아웃을 위해 웹브라우저의 게스트 모드를 활성화한 상태에서다.


 보안 작업을 나만 귀찮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처럼 보안 문제를 겪고 나면 도서관 측도 보안을 위한 시간 투자를 더 이상 귀찮아 하진 않을 것이다.


 도서관 이용이 끝난 뒤 도서관 계정 비밀번호를 바꿨다. 차마 무시할 수가 없었다. 

 다음에는 휴대 가능한 컴퓨터 백신을 USB 저장 장치에 넣고 다녀야겠다.

 안전이 중요해진 요즘, 대여와 공유를 하는 유목민이 들여야 할 습관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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