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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한삐삐 Dec 08. 2023

하이 그랜파

할아버지는 어부였다

할아버지가 잡은 고기는 그날그날 공판장으로 갔고

돈으로 환산 못한 고기들은 할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고기의 행선지가 어디라도 나는 상관없었다

남의 입이든 우리 입이든

할아버지의 주머니와 우리의 뱃속 둘 중 하나는 채워졌으니

혹, 어부는 마음은 달랐으려나


우리 집과 할아버지네는 같은 동네지만 

각자의 먹고 삶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바다로 나갔고 아빠의 터전은 육지였다

나는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전거잇길을 왕래했다


할아버지는 이제 없다

할아버지의 고기도 진작 사라졌다

하지만 우리 아빠의 손과 닮았던 그의 갈라진 손이 기억난다

거친 바다와 육지, 

그 위에서 장렬했던 가장들의 삶


자전거로 넘나들던 언덕은 이제 평지가 되었고

바다에는 젊은 배들이 들어차있다

이제는 내가 그들의 청춘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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