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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May 23. 2022

모두의 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

모두의 개

박자울 글·그림 / 40쪽 / 13,000원 / 밝은미래



어릴 적에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과수원을 했었기 때문에 자라면서 자연스레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토끼가 집에 있었습니다. 늘 함께 보는 가족 같았습니다. 새끼 돼지도 아버지와 함께 직접 어미에게서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직접 탯줄을 자르셨지요.

세월이 흐르고 어른이 되어 토끼를 기른 적이 있습니다. 새끼를 마트에서 사 왔는데 이틀 정도 지나지 않아 죽어버리더군요. 아이가 무척 원해서 다시 사 오기를 몇 차례 반복하고, 겨우 살려낸 토끼는 수명이 다해 보내기까지 오 년을 함께 살았습니다.


제가 경험해보니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돌보는 사람의 희생과 사랑 그리고 정성이 많이 필요한 일입니다. 요즘 온 국민의 공분을 산 입양 아동의 학대 문제를 보며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수도 없이 버려지고 잊힌 동물들이 있지요. 


이 책은 유기견 치림이의 이야기입니다. 주인도 없이 택시에 태워져서 혼자 유기견 보호소로 돌아오게 되고, 거기서 그림책의 저자인 작가와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입양은 가족을 필요로 하는 생명을 살리고, 그 생명이 사랑과 보호를 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치림이를 입양하면서 진정한 가족이 되어간다는 게 무엇인지를 깨달았고 사랑과 이해, 공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유기견과 사람이 진정한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 그림책이지만 제목은 “모두의 개”입니다. 제목부터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화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책의 첫 면지에는 개 모양으로 된 테두리를 메운 이름들이 있습니다. 반려견 카페에서 치림이의 사연을 듣고 치림이를 응원해준 이들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이를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담으려고 만든 테두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작가는 모두의 개를 위한 반려견 음악회를 열기도 하고,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따스함과 마지막에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개에게!’라는 편지까지 수록했습니다.


『가족이 되었어요』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입양에 대해 사회적인 관심을 바라는 중앙입양원에서 출간한 그림책인데 함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김민지_그레타책방지기, 『어떡하지?』 저자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1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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