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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Dec 19. 2022

호기심의 경계를 확장하는 지식의 힘

위즈덤하우스 ‘지식의 힘’ 시리즈

마당이 있는 집이 로망이다. 그렇게 넓지 않아도 좋다. 꽃 몇 포기를 심을 만한 크기의 땅이면 된다. 그런데 서울살이를 시작하면서 한 번도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지 못했다. 다세대 주택, 빌라, 오피스텔, 아파트를 순회하는 동안, 식물 기르기 꿈은 점점 멀어져 갔다. 마당이 없다면 화분에 흙을 담아 실내에서 기르면 될 것을! 작은 포트를 하나둘 좁은 실내에 꾸역꾸역 들이고 나뭇잎이 초록해지면 기분이 좋았다. 


어린이를 위한 반려 식물 가이드북

나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식물을 기를 수 있는 땅이 없을 테고, 어린이도 야생 식물 못지않게 실내 식물을 자주 만나지 않을까? 식물을 좋아하고, 식물이 있는 공간을 좋아하는 어린이가 집 안이나 교실에서 직접 식물을 기르고 싶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실용적인 가이드북을 만들고 싶었다. 식물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니까, 어린이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식물을 돌보는 어린이, 꽤 근사하지 않은가? 

『우리 집은 식물원』 중에서

과연 식물을 기르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식물이 목마르지 않도록 물을 준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둔다. 이외에 또 있을까? 과연 한 권의 책이 될까? 너무 간단해서 굳이 책으로 배워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200개 넘는 화분과 사는 정재경 작가의 브런치 글을 만났다. 인간을 대하듯 식물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 식물이 건네는 말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담겨있어서 읽는 나의 눈이 점점 커졌다. 좁은 시야가 확 넓어지는 경험을 했고, 이 경험을 어린이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정재경 작가에게 연락했다. 작가는 식물을 기르면서 삶의 방향이 달라졌다고 했다. 『우리 집은 식물원』은 실내 식물을 키우는 데 도움을 받는 가이드북이자, 식물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에 관한 책이다. 실내 식물에 대한 지식은 어쩜 덤일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지식으로 가득한 책

아! 이 ‘지식의 힘’ 시리즈는 그런 시리즈다.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어 뿌듯하고 내적 충만함이 가득해지는 시리즈! 호기심의 경계를 확장하는 시리즈! 세상에 눈뜨기 시작한 어린이가 욕심껏 지식을 빨아들이는 시기에 스스로 생각과 지식을 정리할 수 있도록 사회, 역사, 인물, 과학, 문화, 예술 등 관련 지식 정보를 담고 있다. 

『지구에서 제일 멋진 집 에코 하우스』 중에서

그 가운데 환경 분야의 책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구에서 제일 멋진 집 에코 하우스』는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에 선정된 바 있다.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하는 집을 소개한다. 이 운영 원리를 알기 쉽게 풀어 적었다. 이 원리를 제대로 응용할 수 있다면, 평범한 우리 집도 에코 하우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제시한다. 

『무지개 도시를 만드는 초록 슈퍼맨』은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막아 내고, 식량 위기를 도시 농업의 기회로 바꾼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힘을 다룬 책이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이 공허하지 않도록,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환경윤리와 시민의식이 이룬 큰 힘을 소개하는 책이라, 오히려 시민 사회운동에 관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우수환경도서,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에 선정되었고,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으며, 많은 독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오늘도 대한민국은 이상 기후입니다!』는 지구에 발생한 이상 징후를 너무 멀게만 느끼는 어린이에게,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이상 기후를 기상 전문 기자가 취재하여 현장감 있게 전해준다. 


역사와 문학을 크로스오버하고자 기획한 책이 『삼국유사 읽고 오늘부터 이야기 작가!』이다. 『삼국유사』는 역사책이지만 이야기의 보물창고다. 많은 문학작품이 『삼국유사』의 내용을 다루고 있고 모티프로 삼고 있다. 우리는 어린이에게 『삼국유사』를 역사책으로만 권하는 건 아닐까? 이 책의 주인공은 『삼국유사』의 내용을 재료로 매력적인 이야기를 창작한다. 악당과 조력자를 만들고, 위기와 박진감 넘치는 모험을 만든다. 어린이 독자가 직접 이야기를 써보길 권한다. 

다른 종교를 혐오하는 사람으로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종교 탓이 아니에요』를 펴냈다. 세계 5대 종교에 대한 정보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풀어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종교를 이해하는 것이 다문화주의의 중요한 걸음이자, 평화는 이해와 존중으로부터 출발하므로, 어린이가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지식의 힘’ 시리즈에서 다루는 주제와 소재는 어린이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아니 확실히 익숙하지 않다. 가볍게 만날 수 있는 주제도 아니다. 하지만 관심 주제를 깊이 알고 싶은 어린이, 경계를 확장하고 싶은 어린이가 읽는다면 더없이 좋다. 신선한 관점을 담고 있고 쉬운 글쓰기라 어른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의무적으로 일 년에 몇 권을 내겠다는 계획은 없다. 어린이가 아는 즐거움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책으로 준비가 되면 영역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발간할 예정이다. 


최순영_위즈덤하우스 편집자


이 콘텐츠는 <월간아침독서> 2021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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