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힘을 전하는 그림책방

공유하는 그림책 공간 - 향기나무

by 행복한독서

설치미술을 했던 나는 미술이 어떤 치유적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일상에서 소소히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실천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다. 정신과 병동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심리적인 주제로 작업을 하던 학창 시절, 외국에서는 오픈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작가 작업실이 일반인에게 공개된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나 또한 그러한 일상의 치유적 경험을 내 공간에서 제안하며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 꿈은 어린 시절 내 동네, 우리 집에서 그림책방이라는 그릇으로 담아 이루게 되었다.


향기나무(1).jpg


분당에서 향기나무 미술치료 센터를 18년간 운영하고 지금의 보라매역 주택가로 그림책과 마음을 이야기하며 미술 작업을 하는 그림책방 공간을 만들었다. 남편과 4개월간 주말마다 직접 인테리어를 했다. 조각을 전공해서 웬만한 공사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공사를 하는 중 남편은 치료 센터를 생각하고 도와주었지만 점점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도대체 콘셉트가 무엇이냐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담아내는 것. 작업, 그림책, 차, 꽃밭, 엄마들과 아이들이 쉼을 가질 수 있는 곳.


점심시간도 없이 바쁘게 운영하던 분당 센터와 달리 이곳은 낮에 햇볕을 즐기고 꽃도 키우고 동네 분들과 일상을 나누며 좋아하는 작업을 한다. 그림책을 중심으로 말이다. 미술치료에서도 나는 비주얼 저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했다. 책 만드는 아이들, 엄마들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작업의 이미지를 책으로 엮어 읽으며 자신과의 대화를 하는 작업이다. 유명한 사람, 작가만 책을 내는 게 아니라 누구든 자신의 책을 만들어 읽을 수 있는 작업이다. 네다섯 살 꼬마의 낙서 그림도 멋진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 될 수 있고 할머니의 고운 꽃 그림도 인생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기존 그림책을 내 이야기로 만들기도 한다.


향기나무가 전하는 그림책

향기나무 그림책방에는 상상력을 펼치는 그림책은 물론 이미지 언어로서 아이들에게 정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을 중심으로 북큐레이션을 한다. 예를 들어 직장에 다니는 엄마에게는 아이와 애착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림책,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제안하는 감정 코칭 또는 자기 진정을 도와줄 수 있는 그림책, 잠투정이 심한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은 그림책, 동생을 본 뒤 불안과 질투가 심한 아이에게 엄마는 변함없이 너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그림책을 전문적으로 추천해주고 그에 따른 피드백을 해주기도 한다.


향기나무(3).jpg


아이에게 어떻게 읽어주면 좋은지 또는 이 책을 아이가 어떻게 느낄지를 안내하며 책을 추천한다. 그림책은 아동문학과 다르게 아이들이 바라보는 이미지 언어 인식과 해석이 있다. 어른의 시각과 많은 부분에서 다르기 때문에 책을 고르고 추천함에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도 많이 출간되어 추천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특히 엄마들 그리고 20~30대에서 그림책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많아져 책을 추천하고 제안하는 것 외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책과 관련된 미술 작업을 제안하고 운영하고 있다.


향기나무(2).jpg


현재 우리나라 그림책은 아동문학에 속해 있는 게 아니라 독립적으로 분류되어 만들어질 만큼 예술적으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으로 출판되고 있다. 향기나무는 그림책과 미술 문화가 함께하는 동네 공간, 나아가 작가와 출판인들의 소통 공간으로도 활동하며 발전하려 한다.


• 서울시 영등포구 신풍로25가길 14

• 010-7183-1147


최문정_향기나무 그림책방 대표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21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씨앗을 심는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