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무언가가 되려고 삶을 불태우듯 노력하며 살지만 결국 끝에 가서 남는 건 그리 별거 없었던 결과들이 많았다. 늘 다른 사람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짓눌리듯 깔려 있었다. 비즈니스건 사람 관계 안에서건 충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욕은 먹지 말아야 지하는… 하지만 기꺼움이 아닌 노력으로 어떤 행위를 함으로써 내가 행복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짊어지게 된다면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루의 적지 않은 시간을 책 읽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의 나는 다른 사람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조차도 내려놓게 되었고 타인의 기쁨과 만족을 염두에 두기보다 오롯이 나의 행복에 근거한 ‘나'다운 '의지’를 앞에 두고 고민한다.
“열심도 능력이고 재능이야. 열심을 안 내는 게 아니라 못 내는 거야.”
‘열심히라는 것이 재능이어서 없는 사람도 있다’는 책 한 구절이 와닿아 한참을 멍하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내가 당연히 하고 있는 ‘열심히’라는 의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열심히’라는 단어 하나가 그동안의 나의 일상을 얼마나 숨차게 꿰차고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채고 나니 겨울잠을 자듯 영양분을 채우는 동면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지름길이 탐이 났다. 넘어지는 게 두려워 나도 모르게 조급함을 앞세워 손을 내미는 어리석음도 있었지만 그것도 나였기에 미워할 수도 실망할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진정 열심히 살았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는다. 그동안 방향과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허황된 조건들을 앞세워 자기 합리화에 빠트리고 있지는 않았는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나에게 속도가 맞는지도 모르고 쫓기듯 보이는 나를 말하기 바빴다. sns를 들여다보면 자신들이 하는 업에 대해 전문가들로 차고 넘친다.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들에 대해서만 올려진 글들을 보면서 ‘도대체 난 얼마큼 더 열심히 잘해야 하는 걸까?’ 위축되기도 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열심히라는 재능을 덜어내고 그곳에 쉼표를 찍어 놓고 나니 오히려 조금씩 속도가 난다. 그동안 선택의 기로에서 늘 나 자신의 목소리보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신이 내게 주신 열심히라는 능력에 복리 이자로 갚아 나갈 수 있게 두려움에 맞설 용기 있는 나를 만들기로 한다.
기회란 신이 우리에게 주신 능력을 잠시 빌려 쓰며 갚아 나가는 일이라고 했다. 거기에 열심히라는 능력을 받았으니 의심하지 않고 나를 믿기로 한다. 거기에 기회는 따라올 테니 걱정하지 않는다. 실타래를 풀듯 비즈니스도 사람사이관계도 그렇게 하나씩 풀어나가면 된다. 이제는 대충살기를 겁내지 않을 수 있고, 통장 잔고의 숫자가 내려갈 때마다 ' 얼마큼 열심히로 채우면 될까?'를 걱정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잠시잠깐 일상을 뒤로하고 그리운 추억에 빠져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는 글을 쓰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답게 열심히 살아가는 일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