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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끝자락에서 만난 꽃들의 발자취

일곱 번째 둥지를 틀다.

하늘하늘 바람결 나부끼는 산벚꽃잎들을 배웅하고 오던 길에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는 봄바람을 만났다.

떠나는 자리에 새로운 벗들을 남기고 가는 뒷모습마저 아름다운 봄 꽃잎들은, 어느 자리에 내려앉아 있든지 자기 몫을 다하고 떠난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흩날려 떨어진 꽃잎들을 눈으로 마음으로 담게 된다. 나도 저 꽃잎들처럼 첫 마음과 끝 마음의 결이 고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꽃잎이 지나고 난 자리에 초록빛 새순이 소리 없이 하나둘씩 인사를 건넨다. 고목의 시간 위를 핑크빛 이불까지 덤으로 남기고 간 자리에 살포시 나의 숨결도 얹어 보았다.


지난 3년간 7번째 이사를 했다. 숫자 '7'은 행운의 숫자라는데 자꾸 행운이라는 의미를 보태게 된다. 이사 후 처음으로 산책했던 나지막한 뒷동산에 첫 정이 들어 버렸다. 하늘도, 바람도, 흐드러지게 흩날렸던 벚꽃잎도, 새 보금자리에 자리 잡은 나에게 축복의 인사를 건넨 것 같아 반갑고 고마웠다. 느낌이 좋다. 오래도록 살고 싶다.


#웰컴투

#일곱 번째 이사집

#뒷동산봄의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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