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한우 할인행사를 많이 하고 있는 우둔살을 집어 왔다. 불고기감으로 얇게 썰려 있었지만 혹시 몰라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드려 준 뒤 진한 불고기 양념을 했다. 아침에는 양파와 파프리카를 채 썰어 넣고 새송이 버섯을 채 썰어 불고기 덮밥으로, 저녁에는 남겨둔 불고기를 넣고 유부초밥과 김밥말이 두 가지 콘셉트로 만들었다.
여러 가지 재료만 미리 준비해놓으면 한 끼 식사로 만들기 간편해서 아이들 어릴 때 자주 해먹이던 메뉴이기도 하다.
아침에 끓여놓은 된장찌개와 무생채를 곁들여 내놓으니 1회용 장갑을 끼고 손으로 저 많은 양을 맛있게 다 집어 먹는 아들 모습에 하루 피곤함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본 '헝거'의 영화가 떠오른다.
인정받고 싶은 허기,
특별한 걸 갖고픈 허기,
특별한 걸 경험하고픈 허기.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허기로 가득한 결핍을 채워주는 것은 결국 화려하고 특별함을 가진 요리가 아니라 소박하고 따뜻한 사랑의 맛을 담은 추억의 맛과 누군가의 기억 속의 남아있는 맛"이라는 것.
오늘도 익숙한 맛을 만들고 맛있게 먹어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나의 시간을 내어 준비한 추억 한 끼로 마음의 허기짐을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