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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 큐레이터 서윤 Jul 21. 2023

한류, 궁에서 길을 묻다.

1년 전의 기록


조선시대 궁중 음식 이야기 주제로 서촌의 한옥을 대관하여 3시간 가까이 실습 강의를 끝마쳤습니다.


법도와 절제, 배려가 있는 우리의 전통 궁중음식은 아름다운 맛을 만들기 위해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음식은 몸에 약이 되어야 한다는 약식동원의 사상과 음양오행의 우주 원리가 조화롭게 담겨 있지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지키고, 한 달에 한번 각 지방의 특산물을 진상품으로 음식을 만들어 왕의 수라상에 올리면 왕은 음식들을 드시며 그 지역의 풍, 흉년을 짐작하여 백성들의 부담이 가지 않게 세금을 조절하거나 감면을 해주며 백성을 살폈던 배민정치를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전통 오방색이 모두 들어가도록 음식을 담아낸 구절판은 ,

소설 '대지'의 작가 펄벅여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아홉 가지의 형형색색이 담겨 있는 구절판을 보고 "이처럼 아름다운 작품을 파괴하고 싶지 않다"며 넋을 잃었다고 할 만큼 우리 전통 음식을 곱게 담아낸 아름다운 음식입니다.


건구절판에 한 종류인 다과구절판의 담음새 음식 종류를 알려드리면서 조란과 율란을 접하게 해 드렸고 무엇보다 식용꽃을 이용하여 오미자 코디얼을 합하여 전통음청류에 대한 재해석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저에게는 또 다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각종 연회의 내용을 정리하여 보존되어 있는 의궤에 관한 논문을 찾아보면서 음청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고 그중에서 매년 삼월 삼짇날이면 진달래꽃의 수술을 떼어내고 씻어서 녹말가루를 묻혀 오미자국에 꿀을 타서 꽃과 잣을 띄워 즐겼던 '화면'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진달래 대신 식용꽃으로 대체했고, 건오미자를 12시간 불리고 설탕을 넣어 끓여내 식혀서 만든 오미자 코디얼로 단맛을 더해 시원하게 준비했는데, 수업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탄성을 자아내니 여러 번의 시도가 헛되지 않았음에 제 어깨가 으쓱으쓱 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전통 음식을 만들다 보면 요즘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하여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식들이 꽤 많습니다. 모두 손으로만 만드는 수고로움에 수제라는 단서만 붙이지 않는다면 2,30대들이 관심 가질 수 있는 상품군과 대량화시킬 수 있는 음식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다시 피다 협동조합에서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한류ㅡ 궁에서 길을 묻다'라는 콘텐츠를 여러 가지 다양한 해석으로 풀어가는 강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다음 강의는 우리 차에 관하여 강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재해석하여 우리 전통을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예문화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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