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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공주 Jun 05. 2024

친구들이 '쌈닭'이라 부른 건에 대하여

전환장애라고 늘 받아줘야 하는 건 아냐




'오리야 너는 나쁜 애는 아닌데 선을 넘었다 돌아왔다 해'



날 손절한 친구 중 한 명이 내게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대학교 2학년, 녀석이 내게 들러붙은 지는 4년째. 맑은 하늘 아래 장난이라고 하기엔 다소 심한 말로 동기를 충격에 빠지게 하거나 웃게 만들었는데 그런 저돌적인 폭주 기관차의 횡포는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애들 사이에서 튀고 싶었다. 그동안 몸을 잘 움직일 수 없으니 많은 욕구들을 참고 살아오다, 안에 어떤 제어 장치가 풀린 이었다.



문제는 폭주적인 행동이 나와 타인 사이에 사고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습관이 되면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몇 년 동안 조용히 지내왔어, 이 정도는 괜찮잖아. 겨우 이런 걸로 기분 나빠하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누구는 정말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고'



이런 식으로 합리화했다.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내 모습이 '오리, 쟤는 원래 좀 미친 녀석'으로 받아들여졌다(초반에는).



'네가 한 말이 다른 친구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해?'



시긴이 어느 정도 흐르면서 친구 중 한 명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당시에는  놀랬던 것 같다. 평소에는 그 친구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난 그 정도로 내 마음만 바라봤다.



몇몇 친구들에게 차례차례 손절을 당한 후,  정신을 못 차리고 나대다가 다른 무리에서 선을 넘었다. 말다툼이 일어나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로 나는 학과 내에 거의 모든 동성 친구들에게 비호감으로 낙인찍혔. 탕탕탕, 당연한 결과였다.



몇 안 남은 친구들이 애들끼리 모여서 내 뒷담을 하는 걸 들었다고 알려주었다. 그들은 나를 '쌈닭'이라고 불렀다고 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도 오해가 되어 부정적인 소문으로 변하는 걸 목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행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는데 자제할 만도 하지 않았나 싶지, 이 또한 세상을 알아가며 나를 돌아보고 겪어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이었던 듯하다.



몸이 불편하다고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 아니라고, 아프고 힘들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줘도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이때 많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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