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 아이들
윤정란
태어날 때 저마다의 모습을 가진 아이들
동그라미, 세모, 사다리꼴, 별
각자 다른 모습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정리하기 편하고 높게 세우기 좋은
육각면체의 상자 모양
각자의 모습을 가진 아이들이
육각면체 상자 속에 들어간다.
나의 모습을 지키려
발버둥 치고 아우성을 쳐보지만
상자 밖으로 삐져 나온 아이들은
괴롭고 슬프다.
상자 밖으로 의욕 있게 삐져 나오지만
이내 힘 없이 들어간다.
그렇게 아이들의 모양은
모두 똑같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