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인 지민이는 밖에서 누가 아는 체하면 엄마 뒤로 숨기 바쁩니다.
지민이 엄마는 아이가 자기표현도 못 할까 봐 걱정이 되는 한 편, 사람들 말에 대답을 하지 않는 지민이의 태도에 민망해지고 무안해집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해맑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어른이 웃어주고 친절하게 대해 주면, 아이도 잘 따를 거라 생각을 하지요.
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아이들 중에서도 수줍음이 많아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누군가 나를 아는 척해주는 것이 두려워하거나 불편해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수줍음이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이가 수줍음이 많은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한 가지 이유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요.
어떤 부분이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야 아이를 지도할 수 있겠죠?
아이들마다 태어날 때 변하지 않는 기질을 타고납니다.
그 아이 고유만의 영역이지요.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은 새로운 사람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 수줍음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부모들마다 자녀를 양육하는 방법은 모두 다릅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가치관과 다르게 부모의 감정 상태에 따라서도 양육의 방식은 달라집니다.
불안도가 높은 부모라면 아이가 다칠까 봐, 힘들어할까 봐 걱정을 하면서 웬만한 것은 모두 부모가 처리해 주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과잉보호를 한다고 하죠.
과잉보호 속에서 자란 아이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 본 경험이 또래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도전하고 시도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거나 엄마가 해주기를 바라며 엄마 뒤에 숨게 되는 행동의 패턴이 반복해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불안은 어른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도 불안의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기질적으로 민감한 아이들이 불안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또는 아이의 주변 환경이 눈치를 봐야 하거나 부부 싸움을 자주 보게 되는 경우 아이의 불안도가 높아지는 원인이 됩니다.
불안이 높아지면 새로운 환경이나 새로운 사람을 마주하게 될 때, 아이는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혼란이 옵니다. 그럴 때 가장 쉬운 방법이 엄마 뒤에 숨는 것이지요.
수줍음이 많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의 사회성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합니다. 어떻게 하면 수줍음에서 아이가 조금은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을까요?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의 수줍음을 고쳐보겠다고 일부러 사람이 많은 곳에 데려가거나 아이들이 놀고 있는 공간에 내 아이를 밀어 넣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수줍음이 많은 아이에게는 이런 상황이 오히려 역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해 용기를 낼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시간 없이 무조건 같이 하라고 하면 아이는 힘들어하고, 그런 상황을 더 피하려고 하게 됩니다.
“너는 왜 그러니? 친구들은 모두 잘 놀고 있잖아.”
“얘가 내성적이라 수줍음이 많아서 그래요.”
이렇게 말을 하기 보다
“엄마가 옆에서 같이 기다려줄까? 네가 친구들과 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가도 좋아.”
“혼자 하기 어려우면 엄마랑 같이 인사를 해볼까?”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용기 내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기회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주세요.
기회를 준다고 사람이 많은 곳에 자주 가는 것보다, 아이가 친하거나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만나면서 점차 새로운 환경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수줍음이 많은 이유에서 부모의 과잉보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죠.
혹시 내가 아이를 과잉보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가 스스로 해 볼 기회를 안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모의 양육 태도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가 과잉보호를 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작은 것부터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범위를 점점 넓혀주어 아이가 도전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해보는 과정에서 당연히 실수를 하지요.
그러나 이런 경험을 통해 나의 방법도 찾아보고, 내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잘하지 못하던 것을 잘 하게 되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도전정신도 생기며 용기를 갖게 됩니다.
아이들이 수줍어하는 이유는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스러움에 그럴 수 있습니다.
이때는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서 당황해하지 않도록 집에서 엄마와 놀이를 할 때, 미리 연습을 해보는 것입니다.
“친구가 인사할 때, 우리도 같이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주자.”
“네가 원하는 걸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나도 하고 싶어’라고 말해볼까?”
“어른이 인사를 하면 ‘안녕하세요’라고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말해보자.”
이렇게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그 상황에서 대처 방법을 집에서 미리 연습을 해보세요.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미리 예측하고 생각해 보면, 새로운 환경에서의 두려움과 불안의 강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부모의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재촉하지 않고 아이가 용기를 내도록 응원과 격려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아이를 다그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가 잘 해낼 것이란 믿음으로 아이를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