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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문화센터에서 아무것도 안 하려는 아이, 육아법

by 행복마중 윤정란


부모는 아이에게 최대한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습니다.

많은 경험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문화센터이지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 부담스럽지 않을 금액으로 다양한 수업 들을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들께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내 마음처럼 아이도 즐겁게 참여해 주면 좋겠지만, 어떤 아이는 그 시간을 너무 좋아하는 반면, 어떤 아이는 엄마 품에서 안 떠나려고 하면서 잘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엄마의 입장에서는 속상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한 상황이라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아이는 왜 문화센터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일까요?



가장 먼저, 기질적인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수줍음이 많거나, 새로운 환경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문화센터에 처음 가면 잘 참여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동안 내가 지냈던 환경과 다르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마음과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려운 마음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기질을 가진 아이라면, 부모의 마음처럼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아이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아이가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여유 두고 부모님께서 기다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지 않더라고 매주 같은 시간에 꾸준히 간다면, 아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도 점점 높아집니다.

다만, 너무 많은 경험이나 자주 바뀌는 환경은 이런 기질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힘들기 때문에 아이가 좋아한다면 하나의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그 프로그램이 아이에게 맞지 않은 경우입니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큰 소리와 많은 움직임이 필요한 활동이라면 아이는 그 환경에 있는 것이 힘들다고 느껴집니다.

반대로, 활동성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차분하게 앉아서 해야 하는 활동이라면 아이에게는 그것만큼 고역인 것도 없죠.

아이가 커서 스스로 필요에 의해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때는 힘들어도 참고할 수 있지만, 어린 시기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아이들에게는 나와 다른 성향의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여 문화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더 많은 경험을 시켜주어 더 넓은 세계를 알려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과 아이의 기질이 다르다면 부모님들은 영, 유아기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아이의 기질을 더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기질과 다른 환경에 자주 놓이게 되면 아이는 불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편안한 느낌을 가지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잘 인지하며 도전해 보고 시도하는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고요.

꼭 문화센터뿐만이 아닙니다. 아이가 적응해야 하거나 새롭게 만나게 되는 환경에 놓였을 때 그 환경을 싫어하고 안 가려 한다면, 아이가 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한지, 힘들어하는지 기질을 잘 파악하여 그게 맞게 부모님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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