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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 SUN HYE Jan 01. 2020

디지털디톡스 생각주간

저 잠시만 SNS좀 쉴게요.

세상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복잡하고 쓸데없는 소리를 차단하고 나만의 생각주간을 갖는 경험은 무언가에 몰입하기 위한 최적의 시간이다. 보여지는 것과 나를 알리는 '개인브랜드'가 중요해진 시대에, SNS를 차단해버리고 내 스스로의 생각주간을 갖는다는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필연적으로 SNS마케팅과 끊임없이 트렌드를 탐색해야하는 사람은 이런 시간들이 너무 불안하고 어려운 일일 것이다. 새해가 밝으면 빌게이츠는 다이어리에 '생각주간' 일정을 가장 먼저 짜 놓는다고 한다. 외부와의 접촉을 모두 끊고 자신의 별장에서 독서와 사색에 오롯이 집중하는데, 얼마전에 넷플릭스를 통해서 본 ‘인사이드 빌게이츠’에서도 이 생각주간에 그가 별장에서 산책도하고 미친듯이 독서와 사색, 그리고 노트에 무언가를 마구 적는다. 빌&멀린다 재단에서 운영하는 자선사업 연구에 관련된 다량의 책들과 함께 파묻혀서 완전히 몰입상태에 빠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나는 많은 영감을 얻었다.

어떤 문제해결이나 깊이 공부해야할 대상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몰입해서 연구한 적이 있을까? 내손안의 모바일 속에서 온갖 종류의 콘텐츠들과 미디어를 접하면서 불확실한 정보의 바다 한가운데 허우적대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에 아침,점심,저녁 또는 업무 사이사이에 OFF모드로 잠시라도 나만의 시간을 정해두어 생각하는 시간을 갖어봐야 한다. 빌게이츠 처럼 디지털디톡스 주간을 갖어보는 것도 참 좋다. 1년전 생각주간을 가져보고자 모든 SNS를 차단하고 카톡을 자제하면서 시간을 보낸적이 있는데, 독서량이 엄청나게 늘고 제대로 성찰하는 나만의 시간으로 인해 완전히 몰입상태에 빠질 수 있었다. 이 경험은 나에게 잊지못할 너무나도 감사하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빌게이츠처럼 완전히 외부와 차단하여 생활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일년에 한두번 정도는 ‘디지털디톡스’ 생각주간을 갖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어떻게하면 효과적으로 디지털디톡스 생각주간을 갖을  있을까?



디지털디톡스 하겠다고 주변사람들에게 알린다.

항상 모바일상에서 SNS와 카톡을 통해 시끄러운 사람이 잠잠해졌다!? 뭔가 이상하고 어색할 수 있지만 당사자는 생각보다 자유롭다. 주변사람들에게 미리 디지털디톡스의 주간이라고 선포하여 내가 더이상 기간내에 떠들 수 없도록 당위성을 부여한다. 불편할 것 같지만 막상 실행해보면 생각보다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온 세상이 조용한 기분이 들고, 온전히 나라는 존재와 내가 느끼는 것들에 집중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번이라도 이런 시간을 갖게되면 다시 정보를 받아들일 때, 조금더 의식적으로 디지털을 차단할 수 있는 자제력이 생길 것이다.

바쁘다고 말하고다니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정말 잠도 잘 수 없을정도로 바쁜지 생각해보자. 내가 진짜 바쁜가? 오늘하루 디테일하게 무엇을 하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었는지 점검해보자. 내가 지금 보내는 시간들중의 상당부분은 'PUSH'에 의한 시간들이다. 예를들어, 이메일푸쉬로 바로바로 확인하고, 카톡이와서 바로바로 확인하고, 쇼핑앱에서 초특가상품 푸쉬가 오고, 인스타에 누군가 좋아요와 댓글을 남겨서 바로바로 확인하고, 다른 사람의 인스타 스토리와 피드를 구경하고, 단톡방에서 사람들의 이런저런 소식들을 접하고, 안부를 나눈다. 디지털디톡스를 조금씩 실천하다 보면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아예 인식조차 못하고 매일 ON모드로 밀려오는 정보의 홍수속에 빠져들어 헤맬 것인지, 내가 스스로 선택한 정보들과 대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것인지는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 나는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고 자부하여 컴퓨터를 켰을 때 수많은 인터넷 창과 카톡창, 그리고 디자인 프로그램과 모바일에서의 각종 SNS들이 모조리 24시간 ‘on’ 모드였다. 시간시간마다 체크해보니 생각보다 너무 많은 시간들이 이 디지털 ‘디폴트 세팅’에 의해 내 시간들이 알게 모르게 각종 마케팅에 노출되어 있고, 푸쉬를 당한다. 내가 스스로 의식적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 셋팅을 통제하지 못하면 나는 언제나 원하지 않는 정보들에 노출되어 있을 것이며, 촘촘히 빼앗긴 시간들로 인해 내 몰입시간이 줄어들어 점점 더 바빠질 것이다.  


시간을 정해놓고 '비행기모드'로 몰입해본다.

실제로 1년전 남미여행 중, 칠레에서 비행기가 캔슬되어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뿐만 아니라 남미일주 중간중간에 인터넷이 느리거나 유심이 작동이 잘 안되어 쓸 수 없는 환경이 많았다. 그곳에는 와이파이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온전히 할 수 있는 거라곤 책 읽는 것, 또는 노트에 끄적거리는 것 밖에 없었다. 당연히 전화나 문자는 불가능하고, 거의 비행기모드와 같은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디지털 강제 off모드로 전환되면서 독서를 하게 되었는데, 독서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으니 공격적으로 읽지않고 생각을 정말 많이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차오르는 감동과 함께 내 인생 전반에 있어 정말 ‘중요한 사건’과도 같은 시간이였다.

나는 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인지 알면서도 또다시 디지털을 차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는 이렇게 스마트폰의 수많은 기능들과 정보들이 우리 삶속에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너무 많아지면서, 알게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새해에 접어들면서 또다시 ‘디지털디톡스’ 생각주간을 갖어보고자 한다. 인스타와 페이스북, 카톡 등을 거의 없이 일주일을 살아본다던지, 하루에 6시간정도 정해진 시간에는 절대 하지 않는 식으로 나만의 루틴을 다시 계획에 넣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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