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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 SUN HYE Feb 02. 2020

나는 매일 아침에 스타벅스를 간다

내가매일 오전에 출근하기전에 댄스학원이끝나고 또는 아침일상이 끝나고나서 잠깐이라도 스타벅스를 꼭 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일단 아침에 정식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책도 읽으며 다이어리도 쓰며 마음을 다잡고 멍하니 바깥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잠깐의 여유를 즐기려고 한다. 아메리카노보다 드립으로 내려지는 오늘의 커피를 항상 마시는데 생각보다 비싸지 않고 이렇게 꾸준히 와서 결제를 하다보면 별적립을 다 모아 무료로 커피쿠폰을 받기도 하고 다양한 혜택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피가 한번도 맛이 변동되지 않고 맛있다. 역시는 역시다.

그리고 아침에 일찍 스타벅스를 오면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좋은 창가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고요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내가 스타벅스를 좋아한다고해서 누군가는 사치를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커피를 구매하려고 온것만은 아니고 내 경험과 공간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 스타벅스의 우드슬랩 테이블 느낌이 너무좋아서 신혼집 거실에 우드슬랩을 놓기도 했다. 사람들은 물건을 사지 않는다. 느낌을 산다. 나도 스타벅스의 느낌을 구매하는 것이다. 아침일찍 스타벅스에 들르면 사람들이 없거나 간간히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고있거나 책을 읽는다. 그 열정들이 막 느껴진다. 괜히 나도 함께 열심히 하루를 시작한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주 잠시라도 끄적거리면서 하루를 충전하는 그 행위자체가 나에겐 힐링인 것이다. 스타벅스의 아침은 활기차다. 출근전에 자기일을 하는 사람들과 테이크아웃으로 사무실에 커피를 사들고 가려는 사람들이 종종 들어온다. 종로에는 여행자들도 꽤 있어서 외국인들도 가끔 보인다. 직원들은 활기에찬 미소로 항상 손님들을 맞이하고 나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나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만의 일들에 집중한다. 1시간정도의 시간이지만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이 시간만큼은 나에게 하루중 제일 소중한 시간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나에게는 항상 구비하는 각각의 아아템들이 있다. 에어팟,책,다이어리,필통,파우치,아이패드,노트북 까지 나는 항상 짐이 많다. 하나라도 갖고 다니지 않으면 안된다. 다 나에게 힘을 주는 소중한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옷이나 가방을 사는 것보다 각종 문구류나 책들을 사는게 더 행복하다.

공간의 힘은 대단하다. 집에서의 공간도 중요하지만 카페에서의 널찍한 테이블과 커피향, 그리고 약간의 백색소음은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 에너지를 증진시켜준다. 이 모든 행위를 집이나 일터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정해놓은 같은 시간에 같은 행위를 하는 하나의 루틴으로 자리잡아 놓는것이다. 습관은 어떤 좋아하는 것과 자연스럽게 연결지었을 때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다. 이 시간에는 꼭 스타벅스를 와서 다이어리를 정리하거나 책을 읽는다! 라는 규칙이 나도모르게 정해지다보니 하루의 시작을 계획과 독서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잠시라도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바삐 움직이고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면서 정신없이 지낸다고 해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 몇몇 포인트는 느긋하게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는 아주 잠깐의 시간들이 모든 시간의 중심이 될 때 생산성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것을 느꼈다. 삶의 행복은 결국 내가 만들어 나가는것이고, 내가 정해놓은 단순하고 지루한 규칙이 삶에서 바로 잡혀있을 때 오히려 더욱더 여유롭고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다는 걸 깨달았다. 아침에 스타벅스를 가는 행위가 나에겐 그런 일종의 규칙이였던 것이다.

공간의 힘은 위대하다. 좋은 공간은 그곳에서 느껴지는 기운과 에너지도 함께 만끽할 수 있다. 집 외에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다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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