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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 SUN HYE Feb 16. 2020

개린이 비숑, 나에게 주는 삶의 의미

어느새 태어난 지 8개월이 되어가는 개린이 '레체'는 이제 완전히 뗄레야 뗄 수 없는 우리 가족이 되어버렸다. 레체는 스페인어로 '우유'라는 뜻이다. 우유처럼 하얗고 몽실몽실해서 레체라고 지었다. 레체를 처음 데려왔을때 우리 부부는 설렘반 걱정반이었다. 반려견을 제대로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 배울 것도 많고 알아야 할 것들도 많았다. 각종 유튜브와 온라인 정보들을 취합해서 공부했다. 요즘은 많은 정보들을 유튜브에서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반려견 지식도 쉽게 얻을 수 있어서 참 좋다.

레체는 우리와 함께 알콩달콩 생활한다. 가끔 자기전 침대에서 다이어리 정리를 하는데, 레체가 펜을 강탈해간다. 그래도 좋다. 가끔 사람같을 때가 있다. 가만히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재빠르게 강탈해간다. 아주 영악하다. 내새끼같은 느낌이고, 항상 행복하다. 

테이블 의자에 앉아있으면 노려본다. 좋아하는 곰인형 옆에서 보호색처럼 날 쳐다본다. 거실에 있는 우드슬랩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커피를 마실 때면 옆구리가 따갑다. 뭐가좋아서 그렇게 나를 졸졸 따라다닐까. 처음엔 너무 힘들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완전히 가족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애틋하고, 사랑스럽다. 우리 부부는 서로를 너무 사랑하고 서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그만큼 반려견에게도 사랑을 듬뿍 주고있다. 

바깥세상을 참 좋아하는 개린이. 개를 키워보기 저에는 강아지 각종 아이템들을 구매하고 강아지를 위해 희생하는 것들이 너무 바보같아 보인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부부는 어딜가나 레체생각 뿐이다. 이제는 모든 행위들이 당연한 것들이 되었고 희생이아니라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감동이고 축복이며 선물이다.

땅바닥에 모르고 떨어트린 물건은 살아있기가 힘들다. 애플펜슬이 아작이났다! "와우~~~ 이게왜 너의 입에 있는거니?" 내탓이다. 댕댕이를 키우면서 장점이라면 땅바닥에 아무 물건이나 막 놓으면 안되고 깨끗이 청소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있다. 그래서 바닥이 항상 깨끗하다. 어질러놓는 법이 없다. 항상 조심해야 한다. 

장난감같이 생긴 펜도 아작이 났다! 어차피 필요도 없는 물건 잘 아작냈다! "그래 레체가 재밌고 행복했으면 됬지~~ 사랑해! 건강만 해다오 레체야" 사고뭉치 레체와 함께하는 일상은 심심할 날이 없다. 함께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경제적 자유에 시간적 자유까지 더해지면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노력하게 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키우려고 결심했다면 죽을때까지 '책임'을 져야한다. 어떤 일들이 닥치더라도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사랑을 듬뿍 줘야한다. 동물도 그렇고 하다못해 식물들도 인간이 얼마나 진심을 다해, 마음을 다해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지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종종 레체에게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진심으로 이야기를 건네곤 한다. "행복하니? 언니랑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 언니는 항상 레체가 너무너무 좋아. 레체도 언니가 좋니? " 라면서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건네는데 아는지 모르는지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할말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데 너무 신기했다.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었다.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눈빛으로 마음을 나누는 느낌을 받는다. 

동물을 원래 좋아했지만 댕댕이를 가족으로 맞이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앞으로도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것 같다. 나보다 훨씬 더 빠른속도로 나이들어가는 레체를 바라보며 마음이 아플때도 많이 있겠지만, 반려견이 나에게 주는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사랑을 주고받는 존재. 늘 한결같은 반려견처럼 나도 한결같아야지'

묵묵하게 한결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모든 것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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