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송
시 낭송 매거진 참여구성원으로 오랜만에 시 한 편 낭송하겠습니다.
고교 시절에 한눈에 반한 시 애정했던 시입니다.^^
무반주 무효과음 아카펠라 날 것 그대로 올립니다. 부디 즐귀 감상되시길 바랄게요.ㅎㅎ
유치환 - 생명의 서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 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에
오직 알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홀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하게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 한 자태를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