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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a J Dec 12. 2017

지적인 호기심의 어느 날

우울한 날

뭘하면 좋을까

니가 물었을 때 내가 말했지.


-보면 마냥 좋은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어.
별로 웃긴얘기가 아니어도 끝도없이 웃게돼.
그러다 보면 기분이 풀려.
-친구는 바쁠것 같아...


- 그럼 맛있는 걸 먹으러 가. 분위기 좋은 커피숍에서 좋은 음악들으며 커피향기 잔뜩 맡고 따뜻한 차한잔, 달콤한 케익을 먹으며 푸근한 의자에 푹~  앉아있으면 뭘해도 즐겁던데
- 그것도 좋은 방법. 근데 혼자서는 외로워...


- 아님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책냄새를 맡으며 끝도없이 책을 골라. 지적인 여자 코스프레는 언제나 즐거워. 그리고 스스로 뭔가 뿌듯해지거든.
- 좋아! 오늘 그거 당첨!
 예쁜 코트를 입고 올걸 그랬나봐.


나는 오늘도 도서관에서 몇 번이나 제목을 읽고 꺼냈다 다시 제자리에 집어 넣으며 이 책은 무슨 내용일까, 오! 어디서 들어본적이 있는데 하는 상상놀이를 한참을 했어.

그리고 마음에 드는 몇 권의 책을 골라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고 촉감좋은 캔버스백에 넣고 나오니 적당한 무게감에 기분이 상쾌해지더라. 사실 나는 빌려온 책을 다 못읽을 때가 훨씬 많아. 그냥 내가 굳이굳이 걸어서 도서관을 갔고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 돌며 책구경을 실컷하고 지적인 호기심 가득한 더듬이를 세워 몇 권의 책을 빌려왔다는것에 만족하는건지도 모르겠어.

머리맡에 책을 두고 자면 뭔가 하루가 보람된 기분이랄까.

그리고 생각해. 어느 날 문득 운명같은 한구절이라도 만나면 난 두고두고 기억하고 사람들에게 인용하여 말하며 또 한 뼘 자라날 거라고.


사랑했고

사랑받았고

또 사랑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나는.

감히 말해.

책을 읽다보면 가장 잘 알 수 있는게 나의 마음이라고.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마르고 닳도록 읽는것도, 리뷰없이 제목만으로 책을 고르고 수도 없이 실패하는 과정들도, 뜻하지 않게 좋은 구절 하나 좋은 책 한 권을 득템하는 것도 모두 나를 풍요롭게 해주는 사랑이라고.

우울한 날엔 도서관이나 서점을 가.

그리고 또 다른 나의 마음과 마주하며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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