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어떤 사람과 해야 하나요- 결혼에 대하여. 1부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소꿉놀이처럼 요리를 해 먹고, 함께 누워 티비를 보다 꼭 껴안고 잠드는 것이 결혼의 로망이라면
내가 배가 고프지 않아도 밥을 차리고, 힘들고 지친 날에도 집에서 해야 할 일이 있으며,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거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기도 한 것이
결혼의 현실이다.
그래도 결혼을 한다.
삶의 갖가지 이유들 중 가장 흔하고 가장 보통의 삶으로 살게 해 주는 것이 바로 그것, 결혼이니까.
하나보다는 둘이 낫고 셋이 낫고 넷이 낫고 신뢰와 책임감을 바탕으로 끈끈한 가족이 형성된다.
하지만 이상만큼 그 내면의 현실은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다. 현실은 서로가 서로를 동여매기 위해 결혼을 하는 함께라는 결속이며, 약속이다.
그렇게 인정하고 하는 결혼은 행복하다.
그 안에 상대에 대한 존중, 자신의 헌신, 함께라는 안도감. 배려. 모든 공유가 늘 함께 하므로.
때때로 그것이 답답하고 그것 때문에 속상하고 혼자였더라면 수만 가지 상상을 하지만. 그래도 가보지 않았더라면 그 또한 후회했을 그 결혼.
그 결혼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며 정답을 찾고 싶어 한다. 평생의 반려자, 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가족 구성원인 데다 한 번 결정된 가족의 형태는 그것을 바꾸는데 큰 어려움과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나에게 좋은 배우자가 지녀야 할 미덕이나 어떤 사람을 선택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묻는다면 결혼 상대자로서 지녀야 할 다음의 5가지에 대해서 조언해주고 싶다.
1.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살라.
슬픈 장면을 보고 똑같이 슬프다고 느끼는 사람이 좋다. 불쌍하다는 감정, 도와주고 싶다는 감정, 조금 희생할 수도 있다는 감정.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이 감정들이 공감과 배려의 시작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서로 기분이 상해 토라져 있다가도 상대의 슬픔에 측은한 마음이 들어 먼저 손내밀줄알고 당신도 아팠지 보듬어줄줄 안다.
결혼을 망설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 그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고 양보해줄 수 도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니?"
그토록 사랑하는 연애 시기에도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결혼해서의 그와 같은 감정은 정말 기대하기 어렵다.
2. 설레는 사람과 살라.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평소 키 큰 남자를 좋아했다면 그런 체격을 갖고 있는 남편과 살면서 내내 위로가 될 것이다. 큰 눈을 가진 여자를 선망하던 남자에게 큰 눈을 가진 아내는 때때로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겠는가.
예쁜 구석이 있어서 아무리 미운 순간에도 용서해주고픈 마음이 드는 것이 그 사람만의 소소한 매력이라고 해두자. 그것이 때때로 설렘의 아주 작은 일부라 할지라도 그 하나가 있어 티격태격하다가도 웃으며 내일을 또 함께 지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외모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자신이 바라는 어느 한 가지도 지니지 않는 사람과 덜컥 결혼한다면 어느 순간 당신은 이런 후회를 할지도 모른다. 나는 남편이 나를 너무 사랑하고 모든 것을 맞춰주는데다 평생 잘해주겠다는 말에 결혼했는데 결혼 전 한 그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다고 말이다. 시간이 흐르면 감정도 열정도 사라지고 객관적인 실체만 남는다. 설레는 사람과 결혼한 사람은 그래 , 내가 저 사람 그 점이 맘에 들었었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연애 때처럼 잘해주지 않는 상대를 보고 배신감이 들지도 모른다.
3. 사랑받고 자란 사람과 살라.
사랑받아본 사람이 사랑도 줄줄 안다.
생일 축하노래를 부르며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받아본 사람은 안다. 생일은 축하받아야 마땅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생일이 있다고, 내 자식의 생일도 그처럼 축하해주어야 한다는 사실도.
그렇게 부모에게 사랑받고 자란 사람은 받았던 사랑만큼 베풀 줄 안다.
부모와 함께 다녔던 여행의 추억이 아름다웠다, 좋았다 회상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희생쯤은 마땅하다고 여기며 그런 고생의 시간들도 기꺼이 감당하지 않겠는가.
4. 타인 감정을 존중해줄 줄 아는 사람과 살라.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주장만 펼치는 고집스러운 사람에게는 타협이 없다.
결혼은 화 한 번 내지 않고도 수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연애와 다르다. 다툼이 없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명하게 다투고 조율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에게도 인격과 감정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툼이 있어도 상처되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입장 바꿔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그 능력이 누구나에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타인 감정에 무딘 사람은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서툴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의 말도 귀담아들을 줄 알고 조율할 줄 아는 것, 상대의 상처를 다독일 줄 아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시작된다.
5. 긍정적인 사람과 살라.
사람의 성격은 다양한 사람의 외모만큼 수만 가지리라. 다양한 수만큼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에서 살아간다. 그 때마다 상대의 의견이나 판단에 늘 긍적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은 드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주변의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판단할 때, 부정적인 태도와 말투로 일관하는 것은 함께 이루어야 할 가정에 있어 많은 의견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그것도 좋은 생각인데! 정말 멋지다."
하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배우자라면 여느 친한 친구나 동료못지 않는 든든한 버팀목이지 않겠는가.
조언은 충분한 칭찬과 격려뒤에 함께 묻어날 때 상대에게 가장 잘 흡수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겠다.
덮어두고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인 사람은 독재자와 같아 사는 내내 당신을 힘들게 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정답은 없다.
결국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마음 따뜻한 사람.
그것이 시작이고, 그것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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