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라면
한 남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아이가 아니라면요?
그 남자는 답합니다.
그럼 얘기가 달라지겠지요
또 다른 남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아이가 아니라면요?
또 다른 남자는 답합니다.
상관없어요. 나는 당신을 사랑하니까.
사랑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을 보여주는 이 영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잘 나가가는 연애 정보회사 CEO 미국 남자 잭.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줄 알고 자상하며 로맨틱한 남자죠.
늘 긍정적인 데다 상대방을 설레게 하는 놀라운 연애적 감각이 있는 잭은 브리짓의 마음을 하루 만에 사로잡기도 합니다.
"맙소사, 구글맵이라도 해킹한 거야?" 브리짓이 혼잣말을 하며 문을 열기위해 계단을 내려갈 때,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
그녀의 잃어버린 장화를 찾아와 이 신발의 주인이 맞냐며 우스꽝스러운 농담을 하며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고
당신과 내가 두 번째, 세 번째 만났더라면 어땠을지
거침없이 얘기하는 남자.
게다가 함께 가고 싶었다던 레스토랑의 맛있는 음식을 포장해온 열정과 뽑기에서 뽑아서 선물했을 거라는 인형과 브리짓만큼이나 큰 한아름의 꽃다발은 감동과 설렘의 최절정이라는 사실을요.
무엇보다 상대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고 배려 깊은 그의 말과 태도는 보는 내내 훈훈합니다.
이성적이고 진지한 인권변호사 영국 남자 마크.
브리짓과 마크의 인연은 10년을 거슬러 올라 갑니다. 뚱뚱한 몸에 엉뚱 발랄 실수투성이 브리짓을 진지하게 사랑해주었던 사람, 브리짓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남자겠지요.
하지만 10년 후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만난 마크는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한 후입니다.
두 번째 세례식에서 다시 만난 그들은 이혼소송 중이라는 마크의 고백을 시작으로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게 됩니다. 한껏 안됐다는 표정으로 위로를 건네려는 브리짓에게 지금 그런 위로는 필요하지 않다는 마크의 말과 행동에서 그의 애틋한 시선도 느낄 수 있습니다.
마크에게는 말한마디에도 깊은 감정과 진지함이 묻어나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뉴스 베테랑 PD, 아직은 싱글인 마흔셋 브리짓.
10년 만에 만나 하룻밤을 보낸 마크에게 10년 전 수없이 반복해서 만나고 헤어졌다면 그건 인연이 아니라는 브릿지. 당신은 늘 바쁘고 내 곁에 있지 않았다는 편지를 두고 떠나는 그녀는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그녀의 모습 또한 멋졌어요. 돌아서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정말 아름답죠.
그녀가 아기를 갖기 전까지.
하지만 두 번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가 생겨 행복하다는 그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어떤 배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그녀의 고군분투는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정말 멋지고 멋져서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또 하나의 시선을 던져주는 브리짓입니다.
자, 브리짓의 아기 아빠 찾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서로 비슷해서 사랑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서로 달라서 사랑을 하지요.
누구도 무엇이 맞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서로 비슷한 사람과 만나 편안한 사랑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비슷한 사람과 사랑을 하느라 늘 건조할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서로 다른 사람과의 사랑이 힘들고 어떤 사람은 그 다른 사랑에 설렌다.
당신은 어떤가.
서로 다르지만 마크를 사랑했던 브리짓의 10년은 어땠을까. 또 그 후는 어떨까.
무엇이 옳다고 무엇이 틀렸다고도 할 수 없다는 브리짓의 마음처럼 정답이 없는 사랑 앞에서 누구나 혼돈의 세월을 이겨내며 그 해답을 찾아갈 수 있다. 한 발 물러나 보면 모든 것이 선물이었음을.
그리고 어쩌면 그 세월을 이겨내는 무던함과 용기.
진심을 다하는 열정과 정직함.
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마음과 사랑이 작고도 강한 빛으로 서로를 지켜낼 수 있는지도.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당신은 어떤 사람과 사랑하고 싶나요?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 영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