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파리 여행기 #0
두근두근.
언제올까 했던 셋만의 여행이 드디어 시작이다.
함께 있다보면 서로서로 의지하다보면 무엇이든 꿈꿀 수 있을것 같아 시작한 일이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늘 종종거렸다. 점점 더 조급해졌고 하루에도 여러번 긍정과 부정을 오가는 변덕쟁이가 되는 것 같았다. 새처럼 얘기하는 딸의 말에도 하나하나 귀기울이지 못했고 아들이 부쩍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꽃하나 심어주지 못한채 꿈도 희망도 없이 지금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버릴까봐 두려웠다. 세상은 자기만이 가진 재능과 가치관과 따뜻한 마음만으로 예쁘게 잘 살 수 있다는 신념이 흔들거렸다. 시간을 멈추고 아이들의 지금을 오래오래 붙들고만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멈추지 않고 자란다. 시간은 어릴적보다 더 빨리 흐르고 어른이 되기 전 시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우리, 겨울방학 동안 좀 오래 여행갈래?"
"학원도 다 쉬고!"
"오예~~~"
"대신에 아빠는 회사일때문에 오래 휴가를 뺄 수 없으니 엄마랑 셋만 가는거야. 엄마는 힘도 약하고 길도 잘 못찾고 너희 도움이 많이 필요한데 괜찮겠어?"
"그럼요! 엄마보다 제가 더 힘이 센걸요."
"길도 제가 잘 찾아볼게요!"
그렇게 몇달 전 예약해둔 셋만 가는 첫 유럽여행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여행에 앞서 몇 가지 다짐을 해본다.
무엇이든 함께 의논하고 아이들이 직접 선택해 볼 수 있도록 할 것.
실패하고 잘 안되고 잘못된 길을 가는 그 과정하나하나를 모험의 즐거움으로 여기도록 할 것.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안아주며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지금처럼 늘 한 편임을 상기시킬 것.
마지막으로 각자의 마음속에 불꽃하나를 심어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