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무엇으로 표현하나요?
'카톡'소리에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내일 집으로 꽃이 배송된다는 문자다.
"아빠가 엄마한테 꽃을 보냈네."
"엄마, 아빠는 엄마한테 꽃을 왜 보내?"
"엄마를 사랑해서 보내나 봐."
"엄마, 난 엄마를 사랑하는데 돈이 없어서 꽃을 보낼 수는 없는데, 내가 꽃을 만들어줘도 될까? 나도 엄마 사랑하거든."
"당연하지."
몇 달에 한 번씩 남편이 나에게 꽃을 보낸다. 내가 꽃을 좋아하기도 하고, 늘 돌아가는 일상에 활력이 되었으면 해서 선물로말이다. 생화이기에 최대 2주가 넘으면 시들해서 처음의 모습이 사라진다. 꽃을 처음 받으면 꽃들의 생명력이 나에게도 스며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 한 구석도 어딘가 시드는 게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도 꽃을 보내주는 남편의 마음을 알기에 꽃다발을 처음 받은 순간을 시드는 순간까지 기억하려고 애쓴다. 꽃을 보고 좋아하는 나의 모습이 아들에게도 기억에 남았나 보다. 물어보지 않던 질문을 하니 말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꽃으로 표현한다고 생각 한 아들. 돈이 없는 자신이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만들기란 사실을 안다.
아들이 어떠한 선물을 내게 주지 않아도 아들은 나에게 사랑과 애정의 대상이란 사실을 알까? 가끔은 서로 투닥거리느라 애증(?)의 관계 같기도 하다.
남편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오늘은 내일 도착할 꽃보다 종이로 꽃을 만들어 준다는 마음이 더 사랑스럽다. 6살 아들. 요새 들어 장난이 부쩍 늘었다. 침대에서 뛰기는 일상이고, 급기야 나를 놀리기도 한다. 아들이 자연스럽게 커가는 모습은 나의 기분에 따라 반응이 제 각각이다.
그래도 가끔 아이가 터뜨려주는 아이다운 사랑스러움이 모든 것을 잊게 하고 아이를 더 사랑할 준비를 하게 해 준다. 가끔이 아니라 자주 아이가 보여주면 더 좋을까? 늘 그렇듯 지금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찾아오기를 집착하면 아니 된다.
아이가 성장하는 게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듯 내가 내 삶 속에서 느끼는 행복, 분노, 우울, 슬픔 등의 감정들을 흘려보내야 한다. 나의 고집스러운 집착으로 잡으려 들면 더 이상 처음의 감정과 대상이 되지 않는다.
오늘은 아들의 '엄마를 향한 종이사랑'만 마음에 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