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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아침 Dec 16. 2021

 코로나 검사? 또?

지난주 토요일부터 뭔가 정신이 없다. 토요일 오후에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다행히 아이가 밀접촉자는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족이 검사를 받았다. 일요일 오전 8 14.  식구가 음성통보를 받았다.


위드 코로나여서 어찌어찌 지내고 있다. 외식은 이제 어렴풋한 추억이 되어 버렸고,  달에    책모임 덕분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마스크는 쓰고 있다. 백신을 맞았지만 백신이 완전한 방패막이 되어 주는 것이 아니기에 마스크를 벗을 수가 없다.     


올해 들어  4번의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모든 결과가 음성이었지만 긴 면봉으로 코와 목을 후비는 느끼는 도통 적응이 안 된다. 적응이 불가능한 영역인 듯싶다. 한 번 받고 나오면 검사 받는 고통이 생각나서 더 철저하게 조심을 한다.    

  

일요일 검사 결과로 기분좋게 월요일에 나는 출근하고, 아들도 유치원에 갔다. 화요일 아침 아들을 등원시키고 문자를 받았다. 요즘 카톡이 아닌 일반 메시지를 받으면 아차 싶다. 일하는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밀접촉자는 아니지만 확진자가 월요일에 도서관을 잠시 이용해서 함께 일하는 언니와 검사를 받으러 갔다.       


엄마가 검사를 받으니 아들은 햄버거 세트에 딸린 콜라처럼 함께 선별 진료소에 갔다. 내가 밀접촉자가 아니어서 아이는 나의 결과에 따라서 검사 여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엄마만 받고 본인은 받지 않아서 인지 아들은 세상 다 가진 듯 좋아한다. 겁내지 말아야 하는데 생각과 몸의 반응이 정반대이다. 면봉이 코로 들어선 순간 몸이 뒤로 젖혀진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검사자로 힘들어서인지 검사 선생님의 눈빛이 아련하다. 선생님의 눈빛과는 별개로 자꾸 허리가 뒤로 빠진다. 결국 선생님이 앞으로 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선생님, 저 주사 맞는 거 무서워하지 않는데 코로나 검사는 정말 무섭네요.' 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나의 한마디가 선생님의 피로도를 가중시킬까봐 속으로 삼켰다.        


오늘 음성 문자를 받았다. 찰나의 기쁨을 만끽하고 유치원 셔틀버스를 놓친 아들의 기사노릇을 하기 위해 차키를 집어들었다. ‘위드’ 코로나지만 내가 생각한 위드가 참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조심한다고 하지만 가끔씩 풀어지는 내 마음. 또 나의 주변까지 코로나가 왔다고 생각되면 긴장되는 마음.     


아, 다행이지만 마음이 뒤숭숭한 수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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