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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아침 Apr 07. 2022

나의 일상: 자전거 좀 타볼까?


브런치에 들어와서 남의 글을 읽을 뿐 글 한편 올리지 않고 지냈다. 글 쓸 시간이 분명 있었지만  몸과 마음이 봄을 타는지 진득하게 노트북 앞에 앉아 있으려는 나를 방해한다. 오늘은 안 되겠다 싶어서 글을 쓴다.

    

요즘 매일같이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 수에는 윗집 동생과 파워워킹을 하고, 나머지 요일에는 자전거를 탄다. 몸이 힘들다는 핑계로 매일 타지는 못한다. 그래도  주간 꾸준하게 운동을 해서인지 봄기운에 게을러지기는해도 피곤하지는 않다.    

  

목요일. 자전거를 탈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는 언니가 도서관에 같이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제안했다. 언니는 신청한 수업을 듣고, 나는 책을 읽든, 공부를 할 목적으로 말이다. 아무리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생명력을 뿜어내는 기미와 주근깨 때문에 순간 고민했다. 운동을 하기에 딱 좋은 날이지만, 햇살은 내 얼굴에 충분한 점들을 만들어 주기에 딱 적당해 보여서다.   


 그렇듯 할까 말까라는  가지 선택지에서 ‘할까 선택했다. 9시에 아파트 후문에서 만나기로 하고, 아이를 유치원 셔틀버스에 태워 보낸  집으로 돌아왔다. 9시에 나가면 거의 1시가 되어서나 집에 돌아오기 때문에 분명 아이와 아침을 먹었는데도 간식을 찾기 위해서 냉장고를 열었다.  먹으면  되는데 하면서 커피에 손을 었다.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담긴 커피 원액을 회색 머그잔에 따랐다. 커피만 먹으면 심심할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우유를 커피 위로 부었다.   

   

멍하니 커피와 우유가 섞여서 만들어 내는 색을 보니, ‘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메리카노도 맛있지만 눈으로 보기에  미각을 자극하는 것은 우유를 넣은 라테이다. 커피 향이  나지 않은 라테지만 혀에 주는 즐거움은 크다. 커피  잔으로 끝내면  텐데 자꾸 ‘  당긴다. 지난달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언니가  초콜릿을 냉동실에서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분명 녹차맛 초콜릿을 좋아하는 남편이 가져갔을 거다.      


쌉싸름한 커피만을 홀짝이다가 시계를 보니 가야  시간이다. 커피를 마시며 최근에 도서관에서 빌려 최은영의 <밝은 > 읽었다. 새벽에 일어나자마 커피를 많이 마셔서 감질맛 나게 커피를 마셨는데, 도입부가 재미있는 소설을 끊고 나가려니 마음이 불편하다 못해  몸을 소파에 도장을 찍듯  눌러 찍어 버리고 싶은 생각든다.     


약속은 약속이니 도서관에 가서 공부할 문제집 2, 얼마 전에  형광색  다섯 자루와 지우개, 샤프 연필이 빵빵하게 들어있는 필통을 챙겼다. 학창 시절에  동생이 그랬다.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필통 가득 뭔가를 넣고 다니다고. 지금 생각해보니 용돈을 모아서  나의 연필, 사인펜, 볼펜이 부러워서 그런 말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검은색 백팩에 이것저것 넣고 마지막으로 가방 양옆에 불룩 나와있는 망사로 된 주머니에 휴대폰과 물병을 넣었다. 작년에 산 가방인데, 정말 마음에 든다. 장 보러 갈 때, 나들이 갈 때, 자전거 탈 때, 아주 쓰임이 좋다. 나에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헷갈리는 버릇이 하나 있다. 내 돈으로 사서 쓰는 물건이 좋으면 생각날 때마다 옆사람에게 이야기한다. 적당한 가격에 산 나의 알뜰함을 자랑하기 위함은 아니다. 정말 물건 자체가 좋아서이다. 이런 나를 보고 나와 일 년 365일 붙어사는 남편은 ‘알았으니 그만하라’고 하지만, 내 말은 들은 지인은 물건을 사라는 이야기로 들어 가끔 구매하기도 한다.

    

자전거 장갑, 자전거 헬맷을 쓰고, 자전거를 끈다. 날씨가 자전거 타기에 딱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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