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 벤츠 뭐냐!!’
말이 툭 튀어나오고 나서야 알았다.
오늘 내가 좀 많이 지쳐 있구나.
월요일은 원래도 힘겹다.
주말을 보냈다고 해서 몸이 자동으로 충전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잠깐 멈췄던 기계가 다시 돌아갈 때 더 힘들 듯, 몸도 마음도 조금씩 삐걱거린다.
하물며 오늘처럼 11시가 훌쩍 넘어서야 퇴근 한 날은, 핸들을 잡고 있는 손끝에 힘이 남아 있을 리가 없다.
지하 주차장을 두 바퀴째 돌고 있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집으로 일찍 돌아온 모양이다.
주차 자리는 보이지 않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통로에도 차들이 길게 줄지어 있어 핸들을 꺾을 때마다 신경이 조금씩 예민해졌다.
오늘따라 유독 통로 주차가 많은 벤츠들.
잘못한 건 없지만, 그냥 잘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 윤기', '그 반짝임', 그리고 '그 여유로움'이 괜히 못마땅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집 앞까지 와 있는데도 아직 쉬지 못한다는 피로감,
빈자리를 찾아 계속 돌고 있다는 허무함.
이런 것들이 엉켜 눈에 먼저 잡히는 것에게 잠깐 짜증을 흘린 것뿐이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 차를 세우고 나니
말도, 마음도, 남아 있던 까칠함도 차분해졌다.
시동을 끄고 잠시 몸을 기대었다.
그냥… 오늘은 이런 날이었구나.
별일 아닌데도 마음이 한 걸음 늦게 따라오는 날.
현실은 분명히 멈췄는데,
심리적으로는 주차가 잘 되지 않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