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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힘내자 Jan 18. 2023

걸어보기로 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 속 날궂이





아이들이 방학을 했지만 나는 여전히 일을 하고 있고 그 시간동안 학원도 안 다니는 아이들은 집에서 할 일 해놓고 종일 논다.

날이 추우니 집에서 노는 게 제일이겠지만 갈수록 동글동글해지는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되어 저녁을 먹고 걸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주까지 따시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영하 1도.

여수는 영하로 내려가면 겁나게 춥다.(심리적 추위ㄷㄷ)

너무 추우니 나중에 걸을까? 했더니 엄마가 그러면 못쓴다고 잔소리하는 아이들. 칫!


무장을 하고 나갔다.


귀요미 딸을 내 방식대로 촌스럽게 무장시키고 나 역시 똑같은 모습으로 출발했다.


코스는 그냥 집 앞의 길.

그냥 계속 걷는거다.



그렇게 걷다보니 우리를 유혹하는 간판이 너무 많았다.

떡볶이, 족발, 동태탕, 양꼬치, 치킨, 삼겹살, 마라탕 등등...

그 중에서도 우리 어린 참새들이 제일 힘들어했던 곳은 바로 편의점. 편의점을 지날때마다 딸의 탄식이 들려왔다.

그 소리가 걷는 게 힘들어서 그런가 싶을 정도로 괴롭고 깊어서 괜찮아? 물어보면 편의점을 바라보며 괜찮지 않다고 얘기했다. 그럼 그렇지. 후다닥 지나간다.



나는 전기구이 통닭에 꽂혔다.

언제 생긴지도 몰랐던 통닭구이집의 유혹은 정말 어마어마 했다.


기름을 뚝뚝 떨어트리며 빛깔 좋은 모습으로 날 먹어주라고 꼬시는 전기구이 통닭.

당장에 두마리 사서 집으로 턴하고 싶었지만, 내 흐트러진 이성을 다시 잡아준 것은 뱃살 빼기로 단단히 마음 먹은 아들 녀석이었다.


이 놈 때문에 오늘 정말 많이 걸었다.

우리는 무작정 직진만 하며 걸었는데 그러다보니 집에서부터 2km 되는 거리까지 걷게 되었다. 아...


바람도 불고 영하 1도의 날씨 때문에 적당히 걷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왕복 4키로 이상이라니...

아, 괴로운 걷기. 걷기가 괴로우면 이것도 하기 싫어진단 말이다!!!


이 와중에 운동기구는 꼭 타고 가는 녀석들.


귀여우니까 봐준다.



그렇게 걷기 시작한지 두시간만에 집에 도착했다.

아들은 뱃살이 조금 들어간 것 같다며 좋아했는데 글쎄다.

나는 죽겠다.

얼른 자야하는데 몸이 힘들어서 오히려 잠이 안온다.


내일도....

걸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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