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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힘내자 Feb 09. 2023

쓰레기 발행해놓고 후회하기

반복되는 패턴의 이유가 무엇인가



쓴다

발행한다

후회한다

쓴다

발행한다

후회한다

쓴다

발행한다

후회한다

.

.

.

,

.

지금은 후회하며 다시 쓰는 시간.

구독자님들이 내 글을 보고 있다면 발행 완료.

라이킷 알림 울리기 시작하면 후회 시작.

후회하며 머리를 쥐어박다가 뇌 속에서 글감 캐치.

또 다시 쓰레기 적기 시작.

.

.

.

이 짓을 왜 하고 있는가.

브런치가 일기장도 아니고.

첫 글에 공들였던 시간과 비교하면 지금 쓰는 것은 할 말 없는 글에 'ㅋㅋㅋㅋ' 혹은 '이모티콘' 하나 던지는 수준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처음 독서를 시작하면서 '다독'에 목숨 걸었던 때와 비슷하다.


내가 뭘 읽었는지도 모르고 완독했다는 기쁨으로 다시 책을 잡았던 그 때.

누가 그 책 어때 물어보면 머리가 하얘지면서 책 표지만 떠오르던 그 때.

이것저것 읽다보면 하나라도 건지겠지 싶어 또 책을 사던 그 때.


그때도 내가 한심하고 미련해 보여서 후회했다. 후회했지만 책을 놓지는 않았다. 딱 하나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잘 읽겠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될거야'.



글쓰기도 같은 원리 아닐까.

쓰고 또 쓰다보면 '언젠가는' 잘 쓸거고, 그러다 나도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될 거라는 것.



늘 그렇듯 쓰레기를 쓰는 순간에는 진지하다.

나는 지금도 진지하다.

머리속엔 온통 글쓰기 생각 뿐.

아이들이 노크를 하며 언제 나오냐고 성화인 화장실 안에서 나는 온 마음을 다해 쓰레기를 완성하려고 애쓰고 있다.


쓰레기도 모아서 괜찮은 것은 재활용을 한다. 그 중 어떤 사람은 쓰레기를 예술품으로 만들어 멋지게 전시하기도 한다. 내가 그 아티스트가 되지 말란 법 없지.

내 쓰레기들이 언젠가는 세상사람들이 돈 주고 보는 작품이 될수도 있어!!!




자, 지금 발행 버튼 누르러 간다.

후회할지언정 또 쓰려면 발행부터 해야하니까.



photo  by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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