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 이선경(그냥)
오늘은 버티고 버텨온 흰머리 염색과 파마를 하러 미용실에 갔다.
아마도 미용실 가는 일은, 내가 진짜 진짜 굳은 마음을 먹어야만 하는 몇 가지 일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 굳게 마음을 먹었더랬다.
그리고 오늘은 그림책 -줄무늬 미용실-을 읽는다.
곱슬곱슬 머리카락이 고민인 아기 사자의 이야기.
내가 보기엔 어느 하나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는데, 아기 사자에게는 그게 큰 고민이었나 보다.
하지만 결국 아기 사자는, 어떤 머리 모양도 자신을 대신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된다.
참 사랑스럽고 멋진 결말이다.
나도 오늘,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흰머리는 염색으로, 이제는 반으로 줄어든 머릿숱은 곱슬곱슬 파마로 살짝 감춰본다.
길고 긴 시간을 버텨낸, 나만의 스타일 완성.
머리를 다 끝내고 디자이너쌤과 얘기했다.
“아직은 검은 머리카락이 훨씬 많으니, 조금만 더 있다가 그냥 백발합시다~”
나도 하하하, 크게 웃으며 “그러죠~” 하고 답했다.
너는 원래 아주 멋진 사자야!
오늘의 길고 긴 미용실 여정은 그렇게 유쾌하게, 그리고 좀 더 쿨하게 마무리했다.
(아이고, 허리야...어깨야... 그래도 잘 했어!!)
오늘은, 길고 긴 시간을 버티고, 참아내며, 그래도 웃을 줄 아는 나를 사랑한다.
마지막까지 정성껏 머리를 만져준 디자이너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2025년 6월 29일 일요일
이선경 연구원
https://brunch.co.kr/@7c406da5ba2c4b0
오늘기억연구소(5555)
https://open.kakao.com/o/gHSKP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