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매달려요
도서전에 가면 늘 그렇듯, 이미 알고 있는 책들 사이에서 잠시 망설이게 된다. 고래뱃속 그림책 중에는 좋아하는 책이 많고, 대부분은 이미 집에 있는 책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소개를 듣는 순간, 망설임 없이 손이 먼저 갔다.
『나는 오늘도 매달려요』
고래뱃속 도서전은 말 그대로 ‘아낌없이 주는’ 자리였다. 막내에게 직접 써 준 캘리 카드, 즉석사진 한 장, 엽서 16종, 그리고 독후활동책까지. 집에 돌아와 가방을 열며 ‘정말 고래뱃속을 가득 채우고 왔구나’ 싶었다.
“나는 오늘도 매달려요. 원숭이는 원래 나무에서 매달려야 된대요.”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웃음이 났다. 원숭이띠인 내가, 그래서 이렇게 늘 매달려 사는 건가 싶어서. 일도, 가족의 일도, 마치 모두 내 몫인 것처럼 손에서 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던 나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꾸꾸는 나무에서 매달려 살아간다. 그게 당연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손을 놓는다.
그림책을 펼치면 위에서 아래로
쭉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떨어지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 순간, 꾸꾸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 책은 친절하게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남긴다.
지금 나는 무엇에 매달려 있는지, 정말 꼭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
꾸꾸를 보며 나도 생각했다. 내려놓아야 할 타이밍 앞에서 괜히 더 힘을 주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지금 만나고 있는 청소년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졌다.
꼭 한 나무에만 매달려 있지 않아도 된다고.
다른 나무로 건너가도 되고, 때로는 땅으로 내려와도 괜찮다고.
이 그림책은
“오늘은 내려왔어.”
“오늘은 놓았어.”
라고 나 대신 대답해 주는 책이다.
어른에게는 내려놓는 용기를, 아이들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건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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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했습니다.
생소쌤=생각소리쌤=생각소리를 듣고 글로 바꾸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