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 이선경(그냥)
오늘은 물기를 한껏 머금어 촉촉해진 산책길을 나의 반려견과 함께 걷는다. 흙과 나무와 풀잎들의 향내가 짙다. 어느새 탐정모드인 우리개는 온 길가를 뒤적이며 신이 났다. 나는 잠시 멈춰 가만히 바라본다.
숲이 전해주는 소리를 듣고, 기특한 풍경을 눈에 담는다.
나무는 흐른다.
나무는 만난다.
숨쉬는 빛깔
꿈틀거리는 생명을
나무는 채운다.
나무는 춤춘다.
나무는 품는다.
눈을 맞추고, 입을 맞추고
몸을 맞대어
하나가 된다.
나무는 난다.
듬성듬성해진 꽃잎 사이를 초록이 채운다.
초록은 매일 조금씩 자기를 키워내고 확장한다.
초록은 조용히 무성한 숲이 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오늘 나는 작은 초록에게 인사를 건넨다.
방울방울 이슬을 머금은 초록은 반짝이며 내게 말한다. '나는 잘 자라고 있어'라고.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초록이 되고 꽃이 되고 흙이 되어 자연의 위대한 하나의 흐름 속에서 서로를 만나고 채워간다.
오늘의 나도 꾸준히 나를 키워내고 품기로 한다. 그렇게 흐르고 흐르고 흘러가기로 한다.
2025년 4월 15일 화요일 오늘
이선경 연구원
https://brunch.co.kr/@7c406da5ba2c4b0
오늘기억연구소(5555)
https://open.kakao.com/o/gHSKP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