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람씨 Feb 19. 2022

고된 육아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한 가지

사 남매 N잡러 아빠의 관점

우리가 사 남매를 키우고 있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와~ 대단하다.', '애국자시네요.', '하나키우기도 힘든데...' 등등 이야기하며 신기해합니다. 하지만 하나부터 넷이 될 때까지 키워보니 넷이라서 힘들다기보다 애는 하나만 있어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평범한 직장인인 저는 아이 넷을 키우면서 (인기는 없지만) 유튜브 채널 두 개를 운영하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고, 취미로 홈카페를 운영하고, 요즘은 가끔 방송도 출연하고 있습니다. 사실 회사에서 제가 전문적으로 하는 일 외에는 잘하는 건 없습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우리 아내는 옷 만드는 것이 취미라서 우리 온 가족 옷을 다 만들어 줍니다. 우리 아내는 저와 다르게 재봉틀 다루는 솜씨가 꽤나 수준급인 것 같습니다. 본인은 늘 잘 못한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준전문가 수준으로 보입니다.

우리 아이들 간식 먹는 모습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여러 가지 느끼는 것들도 많고 배우는 것들도 많습니다. 사람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잃는 것도 있다고 하는데, 전 그냥 얻는 부분이 다른 것뿐이지 잃는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고통은 성장하는데 필요조건이고, 성장하는 사람들이 고통의 순간들에 대해서도 감사하듯이 제가 육아를 대하는 마음도 기쁨과 감사인 것 같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우리 부부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렇게 풍성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육아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육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어떤 분들은 물건을 떠올릴  같습니다. '육아는 템빨'이라고 하는 말도 있듯이 육아에 필요한 편의기구들이 삶을 편안하게  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 분유 제조기, 식기세, 젖병소독기와 같은 아이템들은 없어도   있지만 있으면 육아가 어마어마하게 지는 꿀템들입니다. 하지만 사람들마다 육아 방식이  달라서 각자가 원하는 편의 아이템들도 달라지긴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갖고 싶은 아이템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고, 모든 아이템을 갖췄어도 편의 아이템들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보다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은 동남아시아에 살면서 집에 헬퍼가  명이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육아를 너무나 힘들어했습니다. 그분에게도 사정이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 조금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짧은 경험으로 돌아보았을  육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편리한 아이템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육아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서도 동일한 업무를 하게 되더라도 사람들마다 힘들다고 느끼는 정도가 모두 다르듯 육아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육아를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살아남는 것을 넘어 육아를 하면서도 우리 부부가 기쁘고 감사하다고 느낄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고민해보았습니다. 고민해보고 답을 얻게 된다면 우리가 깨닫게  것들이 혹시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수도 있다고 감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어쩌면 우리 부부가 지능이 낮거나 둔감해서 힘든걸 힘들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사는 것일  있겠지만, 지능이 낮고 둔감한 사람은 자신이 지능이 낮고 둔감한 것을 모르기 때문에 저도 모른척하고 글을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날씨 좋은 날 옷 패턴 뜨고 있는 미인

제가 생각하는 육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가지는 ' 자신'입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냐?'라고 하시는 분들의 한숨소리가 벌써 들리는  같네요.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너무 사랑해서 자신을 버려가며 육아를 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맛있는 딸기를  오면 자녀들이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으면 먹거나, 남지 않으면 제철에 딸기   입에 대지 못하고 끝나기도 합니다. 아이가 잠을 자지 않겠다고 하면 아이를 존중하며 밤늦게까지 놀아주다가 지쳐 쓰러져 잠이 듭니다. 아이를 주려고 냉장고에 넣어둔 요구르트를 남편/아내가 먹었다고 싸우는 부부도 종종 봅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성장하고 부모들은 '자신' 잃어버립니다.  모든 과정이 아이를 위한 길인  같지만, 스스로 불행해지는 삶을 사는 부모의 모습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는   없습니다.


남을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살려야 할 것은 바로 '나 자신'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위기 상황 시 행동요령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사고 발생 시 머리 위에서 산소마스크가 내려오고 자녀들이나 남들을 도와주려고 먼저 씌워주지 말고 자신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내용을 항상 알려줍니다. 육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아이를 살아남게 하려면 우리 '자신'이 먼저 살아야 합니다. 꼭 자신을 잃어버리지 마십시오.

우리 아내가 만든 막내 옷

그렇다면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첫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삶의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우선순위가 명확하면 순간순간 다가오는 고민들에 대한 답을 쉽게 내릴 수 있습니다. 저의 우선순위는 가장 처음은 하나님, 그다음은 아내, 그다음이 아이들입니다. 물론 저처럼 크리스천이 아니신 부모님들은 본인과 배우자가 함께 추구하는 절대적인 가치가 첫 번째, 두 번째는 서로, 세 번째가 아이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 되면 다루도록 하고, 이 부분이 어렵다고 한다면 부부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항상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보다 우선이 되어야 서로를 지키고 '나 자신'도 지킬 수 있습니다. 부모인 '내'가 행복하고 잘 살아야 '나'를 보고 배우는 자녀들도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우선순위를 세웠다면 두 번째로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빠른 육퇴(육아 퇴근)'을 해야 합니다. 우리 집은 아이들을 9시에 재웁니다. 엄하게 말을 해서라도 9시에 눕도록 합니다. 아이들이 잠이 들고 나면 우리 부부는 그때부터 티비도 같이보고, 야식도 같이 먹고, 서로의 취미 생활도 하고 아주 바빠집니다. 낮 시간은 아이들과 함께하며 폭풍처럼 시간을 보내지만, 저녁시간은 온전히 '나 자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방 한편에 자리 잡은 글쓴이의 홈카페
글쓴이의 허접한 라떼아트

부부가 육아를 하면서 자신을 지킨다고 하였을 때는 서로 나눠지면서 자신을 지켜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너는 너의 시간을 가져라. 나는 나의 시간을 가질 테니.'라는 생각은 인생을 함께 하는 반려자다운 모습이라기보다 육아 노동을 함께하는 동업자가 되도록 합니다. 부부가 서로 나누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동업자 같은 부모님의 모습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반려자의 모습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위에서 말했듯이 육퇴를 빨리하고 취미를 갖는 것보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아직 결혼 전이신가요? 결혼은 했지만 딩크이신가요?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육아가 여러분의 삶을 풍성하게 하나요? 아니면 메마르게 하나요? 제가 오늘 전한 이야기가 여러분께 공감이 되시나요?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댓글로 소통하고 싶어요.


세상에 모든 육아하시는 부모님들! 존경합니다. 힘내세요!!

작가의 이전글 두 자녀 입양 경험에 대한 간증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