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의 개똥밭이면

일상단상

by 하란

가끔 공원으로 가는

그리고 도서관으로 가는,

또한 섬밖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목의

육교의 꼭대기에 멈춰서 생각한다

'죽을까'

운이 좋다면 머리를 정통으로 박아 뇌진탕으로 죽을 수도 있지만, 그 외엔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울 골절만을 안겨줄 확률이 확실히 높을 높이의 육교이다.

하지만!!

이미 오래된 '신'도시의 꽤 오래전 어느 날 아마도 성적을 비관한 것으로 추정된 학생이 밧줄로 목을 메어 죽은 곳이기도 하다.

-젊고 예뻤을 안타까운 생의 명복을 빈다-

즉 준비만 한다면 가능할 법도 한 곳.

그렇게 한참 차들이 달리는 도로를 달리는 차들을 바라다보면,

'에이 죽을 거면 그냥 애들이고 뭐고 다 두고 아무도 날 모르는 곳에 가서 막살지 뭐'

란 생각이 들곤 하는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은 정말일까

노숙자가 되어 매일을 한뎃잠을 자고 밥을 구걸해도,

몸을 팔아도

나쁜 짓을 하고 감옥을 가도

그래도 그래도 정말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게 나은 것일까


아마도 죽을힘이면 죽을 용기가 있다면

그 힘으로, 그 용기로 잘, 살아가란 의미이지

정말 개똥밭에 구르는 게 낫다는 건 아니지 않을까.


생에 아무 의욕이 없을 때가 있다.

그리고 막산다는 건

어쩌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어느 정도의 삶이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까

죽는 것보다 나은

개똥밭은 어느 정도란 말인가


죽는 게 나은 삶은 어디에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있을까?


오늘도

모르겠다는 것 하나를 또 배우며

하루를 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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