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볶음과 밥 두 공기의 조화로운 콜라보, 회에 소주 그리고 매운탕이라는 하나라도 빠지면 섭섭할 삼총사, 술 취한 밤 필수 코스인 편의점 털이까지 어제 야무지게 잡순 음식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친다.
46살 156센티미터 56.8kg
중년의 아줌마에게 뭐 그리 나쁘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나의 기나길고 눈물겨운 다이어트 역사를 내가 조금이라도 발설한다면, 저 몸무게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얘기하지 않겠다. 이 얘긴 40부작짜리 대하드라마니까.
어쨌든.
4년 전 퇴직을 하고 첫 목표는 바로 49.9 프로젝트.
40대에 마지막으로 40대 몸무게를 만들어보자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그해 동서로, 남북으로 뻗은 대전의 하천을 두 발로 누비고, 퇴직 후 주어진 시간을 건강한 다이어트 음식을 만드는 데 몽땅 바쳐가며 고지를 눈앞에 뒀건만, 그야말로 어쩌다 하게 된_책방이지만 모두가 술집으로 알았던_창업으로 손님들과 부어라 마셔라 하는 통에 장렬히 실패하고 말았다.
그 이후로
‘고지가 저 앞이다! 진격!!’
‘스트레스 복병이다! 후퇴!!!’
를 반복하는 지난한 살과의 전쟁은 일 년 전부터 휴전인 채로 53킬로그램 언저리를 사수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죽도록 하기 싫은 일’이란 강력한 스트레스가 불러온 폭식으로 순식간에 전세 역전.
자고로 찌기는 쉬워도 빼기는 죽도록 힘든 게 살. 여기서 더 찌면 40대에 40대 어쩌고는커녕 50대에 50대도 못 지킬 판이다.
그동안 키토제닉, 간헐적 단식, 칼로리 제한, 에그패스팅 등등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다.
물론 정석은 삼시 세끼 건강식으로 조금씩 골고루 먹고 운동하며 천천히 그리고 건강하게 하는 것이지만, 내 성격에 그러다간 답답해 저세상행이 먼저.
그리하여 시작하게 된 나의 막장 다이어트 드라마.
불륜,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등등 막장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것들이라면, 키토제닉, 단식, 원푸드 등등이 ‘막장 다이어트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것들이다.
스토리가 산으로 갈 수도, 불미스런 잡음으로 주연이 교체될 수도, 아예 제작 중단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지만, 일단은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