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훈육
아이가 돌이 지나고, 먹고 싸고 자는 것 외에 원하는 바가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하면 자기주장이 표현되기 시작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손짓, 몸짓, 언어 등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동원해서 표현하기 시작한다.
처음 아이의 말도 안 되는 고집이 시작되던 그때, 30분 넘게 실랑이를 했던 것 같다. 무엇이 본인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현관문 앞에서 씩씩거리며 떼를 쓰기 시작했다. 아직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기이기에 나는 ‘안전’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자유롭게 두는 편이다. 그때도 외할머니 집에 있는 문에 아이가 다칠 것 같아 걱정에 주의를 주었던 것 같다.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내가 왜 막은 건지 간단히 설명하려고 해도 아이에게 나의 말은 자극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네가 진정이 되면, 울음을 그치고 엄마한테 와.”
이 말을 남겨 둔 채, 나는 아이와 거리를 두었다. 아이를 볼 수 있지만, 아이와 거리를 둘 수 있는 곳으로 가서 기다렸다. 그렇게 30분이 넘는 시간이 흘러 아이는 스스로 울음을 그치고 내 앞에 왔었다. 이때 이후로도 많은 훈육의 시간이 존재했고, 아이와 나는 변함없이 실랑이하며 하나둘씩 배워갔다.
우리 집은 그러하다. 아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바로 문제 사항을 알려주고, 개선하고 다음으로 진행하려 했다. 주변에 손님이 왔다고, 밖이라고, 친구들 있다고 일단 넘어가자 하지는 않았다. (물론 타인과 같이 있을 때는 아이와 내가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은 필요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럴 때는 되고, 저럴 때는 안 되는 일이 없게 하였다.
그러다 보니 간혹 길에서 아이를 훈육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아이에게 크게 소리치거나 야단을 치진 않지만, 아이가 우기며 누워버리는 상황이 있기에 누가 보아도 훈육 상황 또는 훈육할 상황으로 보였다.
어느 날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이의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 밖에서 산책하며 우린 돌아다녔고, 아이도 즐겁게 잘 다니고 있었다. 너무 평온하면 육아가 아니라고 했던가? 아이는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생겨났고, 소리를 치고 드러눕는 상황이 시작되었다. 나는 안다. 이 아이는 자극에 예민한 아이이기 때문에 자신이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대화로 되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면 이야기를 한다.
“이건 안 되는 거야. 울음 그치고 엄마한테 와. 그때 이야기해.”
이 말을 남기고 아이와 떨어져서 기다린다. 그럼 몇 분이 되지 않아 아이는 진정하고 와서 미안하다고 하거나, 자신이 속상했던 사항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밖에서는 꼭 변수가 생긴다. 아이와 나 사이를 꼭 끼시는 분들이 생긴다. 울음이 터져 제어가 되지 않는 아이에게
“왜? 무슨 일이야?”
“엄마 어디에 있어?” (잠깐 둘러보면 엄마가 바로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에도)
“이렇게 누워있음, 안 돼”
등 다양한 관여를 하신다. 그러면 우리 아이는 더 심하게 울기 시작한다. 봐주는 사람이 있기에 최선을 다해서 본인의 격앙된 감정을 표현한다. 또는 그 사람들의 말이 이 아이에게 자극이 되어 더 감정을 격앙시킨다. 그러면 5분이면 끝날 훈육이 15분, 20분 계속 길어지게 된다.
그럴 때면 이야기한다.
“제발 그냥 가주세요.”
“지금 훈육 중입니다.”
내가 아이를 때리는 것도, 소리치는 것도 아닌 흥분한 아이가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있는 상황인데 관여가 많다. 물론 요즘과 같이 아이의 권리, 인권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만큼 아이에게 위협이 되는 상황은 개개인의 가정사라고 치부하고 두기에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저렇게 이야기를 하면 ‘아, 그렇구나.’ 하고 바로 가던 길 가시면 좋지만, 또 몇 마디를 거드신다.
“애가 더러운데 누워 있잖아. 일어나라.”
“애를 잘 달래야지. 울리고.”
심지어 이럴 때도 있다.
“엄마, 혼내줄까?”
흠.. 진짜 이런 상황이면 짜증이 난다. 아이의 행동보다 그 사람의 행동이 너무 짜증이 나서 나의 감정도 더 격앙된다. 왜 그렇게 관여를 하고 싶을까?
나는 시어머니, 시아버지 앞에서도 똑같이 교육한다. 아이도 눈치가 있고, 판단한다. 평소와 다른 상황, 내가 이때 이렇게 하면 부모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테스트한다. 그래서 똑같이 잘못된 것을 알려주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알려주고 싶지만, 길거리에서는 늘 방해를 한다. 그러면 결국 아이는 더 지치도록 울고, 그걸 기다렸던 나는 더욱더 너덜너덜해진다.
그 사람들의 심리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왜 그러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단지, 제발 그냥 지나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