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원하는 것은 상황극

훈육말고 아이를 관찰하기

by 하랑

아이를 양육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울화통 터지는 순간들이 곳곳에 있다.

그런 하루를 들여다보면 내가 지쳐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아이는 겁을 먹고 있다. 또는 아이가 다 알아듣지도 못할 만큼의 무수히 많은 말로 아이에게 쏘아붙이며 설명을 한다. 그런 상황들을 경계하려고 수많은 참을 인을 새기고 또 새기고 최대한 내 마음의 정화를 위해 애를 쓴다. (이러지 않으려면 나는 더 나의 일해야 한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많이 하는 것은 아이 관찰이다. 아이의 마음을 최대한 잘 알면, 아이와 조금은 수월하게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 아이가 많이 하는 말이 생겼다.

“엄마, 나 실패했어.”

“할 수가 없어.”

“포기할래”


처음에는 헉! 했다. 적잖이 당황했다.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무조건 괜찮다고 달래줄 일도 아니었다. 좋은 말로 달래주며 응원한다고 될 일이 아니란 걸 알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와중 아이를 관찰하니 답은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아이는 지금 상황극을 원하는 것이다. 자신이 보던 만화에서 하듯 내가 해주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실패했어!, 나 포기할래!”라고 이야기하면, 내가 해야 하는 대사는 정해져 있다. “포기 마! 굴복 마! 넘어져도 일어나 도전해” 나는 그렇게 말해주면 되는 것이었다. 충분한 상황극이 끝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그 상황에서 벗어나 씩씩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상황극에 만족하여 넘어가는 모습을. 얼굴을.


정말 당황스럽지 않은가? 이렇게 간단한 해결방법이 있다는 거! 육아를 하다 보면 이런 일들이 있지만, 양육자의 시선이 어디에 닿는지에 따라 심각하게 가거나 유쾌하게 가거나 결정되는 것 같다. 참 어려운 일이다.


육아를 더 잘하기 위해서는 내 아이를 많이 알아야 하고, 그 뜻이 오해 없이 전달을 받아야 한다. 아이와 나 사이도 인간관계이다. 인간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서로 노력이 필요하고 서로에게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참 쉽지 않다.


그런데도 아이와의 인간관계가 즐거운 것은 아이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웃음에 늘 한몫을 한다. 내가 그 의도만 잘 이해한다면 우리는 오늘도 무사히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내가 먼저 상황극을 준비해야겠다.


“이젠 엄마가 포기할래, 못 하겠어.”


과학자 에이다의 위대한 말썽_아이가 원하는 상황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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