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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영리하게 살아남기

by 강명철

물질이 사람보다 우선되는 자본주의, 돈이 인권보다 우선되는 자본주의는 많은 문제를 낳는다. 자본가들은 돈으로 사람을 지배하고 겁박하며, 노동자들은 돈이 없으면 생계가 어려워질까봐 언제나 자본가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노동자들은 불합리한 위치에서 겁박당하며 삶을 살아간다.


자본주의가 현 시대의 이데올리기이기에 이를 한 개인이 벗어나서 사는 건 쉽지 않다. 혼자서 의식주에 필요한 것을 모두 생산하고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이 자본주의에서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노동을 해서 돈을 벌어야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평생 노동을 해야 의식주를 해결하고 남은 시간에 삶을 향유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개인이 자본주의에서 잘 살아가려면 영리하게 살아가는 역량이 필요할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영리하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을 뜻할까? 자본주의에서 영리하게 살아가는 것이 자본가가 되기 위해 남을 착취하거나, 혹은 자본가를 위해 나를 혹사시키며 살아가는 것을 뜻하진 않을테다. 아마 자본주의에서 영리하게 살아가는 것은 노동을 하되 착취당하지 않으며, 자본가의 지배와 감시에서 벗어나 최대한 나의 자유를 확보하며 일을 하는 것을 뜻할테다. 너무나 큰 스트레스나 압박을 받거나 눈치를 보고 일하지 않으며, 원하지 않고 부당한 야근·특근 등은 최대한 거부하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남의 일, 사랑하지 않는 일에서 쓰는 에너지와 시간을 최대한 아껴서 사랑하는 일과 사람과 함께 보내는데 쓰는 것이다. 그것이 자본주의에서 영리하게 살아남는 방법일테다.


이는 말로는 쉽지만 분명 쉽지 않다. 직장은 언제나 생산성과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 각종 지표를 만들어 월, 분기, 연마다 노동자를 평가하고 성과를 관리한다. 촘촘한 관리시스템이 도입될 때마다 노동자들은 성과 달성에 쫓기며 일을 해야한다. 어려운, 무리한 성과 지표가 설정될 때마다 노동자들이 착취당하는 강도도 더 커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서 빈틈을 찾고 어떻게든 틈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착취당하지 않으며 내가 만들 수 있는 틈을 계속 내서 나의 자유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일이 내 삶을 잠식하는 것을 막고 내 삶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상사의 눈을 피하는 요령이든, 혹은 상사 혹은 회사와 싸움이든 말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권리, 내 삶의 행복이 침해당한다면 떠나야한다. 결국은 노동과 행복한 삶이 공존할 수 없다면 노동을 하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노동없이 행복한 삶이 불가능하지만, 행복한 삶이 없는 노동도 의미가 없다. 결국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노동을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뒤가 바뀐 세상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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