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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명철 Dec 22. 2023

우리가 이별하지 못하는 이유 2가지

사랑은 의무가 아니다. 이 명제는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했지만 사랑이 식은 것도 잘못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별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아마 다음의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1. 상대방에게 상처주기 싫어서

맞다. 지금 많이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방이 싫은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랑은 아니지만 함께 지낸 시간만큼 정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상대가 아직 나를 좋아한다는 가정 하에서 내가 상대방에게 이별을 고하면 상대는 상처를 받을 것이다. 아직 남은 조금의 사랑과 정이 많이 든 상대에게 상처를 쉽게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별의 아픔을 아는 사람은 상대가 느낄 이별의 아픔 또한 걱정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 사랑하지 않는 상태로 상대 옆에 있는건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 일일까? 사랑이 식은 상태에서 상대 옆에 있으면 상대는 필여적으로 더 오래 상처를 받을 것이고 결론은 똑같이 이별일 것이다. 내 사랑이 식으면 어떻게든 상대에게 티가 나게 되고 상대방은 느낄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상대방에게 또 상처를 주고, 싸움과 격정 속에서 이별을 맞을 것이다.


2. 외로움과 아픔을 견디기 힘들어서

둘이 있다가 혼자가 되면 그 공백으로 인해 외로움이 사무친다. 이별을 해본 사람이면 안다. 사랑이 진행중이던, 사랑이 식었던 항상 옆에 있던 사람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그리고 이별 후에 한때 사랑했던 그리고 그 어떤 사람보다 가까웠던 사람을 다시는 못 본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슴아프고 괴롭다는 것을. 제대로 된(힘든) 이별을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그 고통을 본능적으로 회피하고 미루고 싶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반대가 있다. 지리한 사랑이 끝나고 난 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됐을때 그 행복은 정말로 크다. 사랑은 인생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우레에게 많은 행복을 가져다 준다. 연료가 다 떨어진 사랑의 끝은 정해져있다. 정해진 끝을 외면하는 것은 주사맞기 싫어서 병을 더 크게 키우는 것과 똑같지 않을까? 지금의 아픔, 꼭 견뎌내야 하는 그 아픔을 견뎌냈을때 우리에게는 더 큰 기쁨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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