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언니까지!!
#나의무해한글쓰기
지난 주말, 대구 동네책방 하나의 시선에서 북콘서트가 열렸다. 요즘 대세(!)인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책, 만나고 싶은 시인들을 모조리 데려오는 난다출판사 대표이자 시인인 김민정 시인과 시도 잘 써, 에세이도 잘 써, 소설까지 잘 쓰는 박연준 시인까지! 두 명의 시인을 하루에 만날 수 있다니 무조건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새해부터 이런 행운이 왔으니 아무래도 나의 2026년은 기운이 좋다.
2025년 연말에 신청했기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민정시인의 산문집「역지사지」 읽고 연준시인의 「묘책」을 읽었다. 민정시인의 다른 산문집 「말이나 말지」는 월별로 이어지길래 1월에는 1월을 읽었다. 올해 천천히 읽어보려 한다.
각설하고,
(민정시인님의 절판된 책 제목이라 그냥 써보고 싶었다)
그날의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가 보자.
#김민정 #역지사지 #말이나말지
갑자기 추워진 겨울날이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하나의 시선으로 향했다. 김민정 시인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난다사랑, 김민정사랑 하나의 시선 덕분이었다. 하나의 시선과 하나의 시선 책방 손님들은 시인의 어떤 부분을 그토록 애틋하게 사랑할 수 있었을까?
모두가 사랑하는 김민정 시인을 드디어 만났습니다.
시인은 '역지사지'를 좋아하는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오지랖이 넓은 게 좋은 뜻으로 쓰였던가? 시인에겐 아니었나 보다. 시인의 오지랖이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기도 했을 것이므로.
난다의 편집자 유성원님이 들려주는 시인의 에피소드들이 기억이 남았다. 절대 남 탓을 하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문책보다 해결책을 모색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누가 잘못했는지 따질 시간에 문제를 수습하는 데 집중하는 시인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쉽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혼날까 봐 두려워 떨었던 사회 초년생 시절이 생각나 어쩐지 울컥하는 마음. 시인의 해맑은 웃음에 푸근해지는 마음.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 가르치는 일이 오히려 배우는 일이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안 되는 걸 빨리 알려줘야 한다고 자신에게 맞는 잘하는 걸 알려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잘 들여다보고 사랑해야 볼 수 있다고 했다.
누군가의 미래를 위하는 마음. 그 안에 가득한 사랑의 마음. (북토크 자리에 시인에게 시를 배웠던 제자가 2026년 신춘문예로 등단(소설 부문)했다고 인사하러 왔다.)
쓰고자 하는 독자의 질문에 나만 쓸 수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했다.
“이걸 하는 나 짜릿해!
나같이 쓴 시가 없더라.
그래서 썼다.”
내가 어떤 걸 쓸 때 더 쓰고 싶은지, 잠도 안 자고 쓸 수 있는지, 그런 걸 찾으라는 시인.
늘 결론은 하나다. 일단 쓰는 것. 그래서 나도 써보려고 한다. 허수경시인의 몽당연필을 쓰다듬으며 다짐했다. 욕심부리지 말고 일단 쓰자고.
북토크를 시작하자마자 했던 말이 머리를 띵 울렸다.
가벼워야 날 수 있다!
젊은 시절 가볍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가벼워야 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누군가의 일이 쉬워 보이면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잘하는 것이라는 문장을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다. 가볍다는 게 실제 가벼운 문장은 것이다. 가볍다고 해서 그만큼 쉽게 쓰인 것도 아닐 것이다. 늘 배우는 마음, 가볍든 무겁든 꾸준히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시인 덕분이다.
자신만의 소신을 갖고 꿋꿋하게 쓰는 사람, 단점도 잘 보지만 장점을 더 잘 보고 알아주는 사람. 오지랖이 손해일지라도 나서는 사랑스러운 사람. “네가 총을 쏘았으니 나도 총을 쏠 게 아니라 네가 총을 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는 배포”를 가진 멋있는 사람. 역지사지의 자세를 삶으로 보여주는 사람.
이토록 아름다운 시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함께 하는 시간이 무척 따뜻했던 것은 시인과 독자들이 주고받은 다정한 눈빛 때문일 것이다. 하나의 시선에 가득한 사랑의 열기 때문이기도 했을 테고.
조만간 나온다는 시인의 시집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그동안 시인의 북토크를 갈 기회가 몇 번 있었으나 연이 닿지 않았다. 이렇게 시인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든 자리를 마련해 준 하나의 시선 대표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