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제야 진짜 겨울이 온 것만 같다. 추위를 많이 타지 않아서인지 영하권으로 떨어져야 추위를 실감하곤 했다. 월요일은 출근하기 싫은 날인 데다 날씨 부쩍 추워지니 집밖으로 나서는 발걸음이 참 무겁다. 간신히 사무실에 도착해 업무준비를 한다. 구수한 옥수수차가 끓는 동안 집에서 가져온 달걀 2개와 무가당 두유를 마신다. 요즘에는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그래도 아침에는 단백질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 아직 1월이니까 다짐을 지키려는 노력정도는 해야 할 때다.
새해가 시작된 지도 10일이 지났다. 작년 늦가을부터 사들인 다이어리가 꽤 많아서 다이어리 쓰기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스멀스멀 쓰고자 하는 욕망을 피어오른다. 쓰는 일은 어렵기도 하지만 무엇을 써야 할지 떠올리면 더더욱 머릿속이 까매진다. 사실 내가 사랑하는 시인이 나를 응원해주기도 한다. 그런데도 나는 제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벌벌 떨기만 했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의 글이 보고 싶다는 누군가의 다정한 마음을 만났다.
나를 쓰게 하는 사람.
나는 쓰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 그럼에도 쓰고 싶은 사람. 그런 나를 쓰게 하는 사람이었다. 그 마음이 애틋해서 아침부터 뭉클해지고 말았다. 나의 평범한 글이 특별한 글이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하는 건 바로 이런 사람 덕분이다. 그렇다면 단 한 명의 독자만 있다 하더라도 나는 써야 하지 않을까? 비록 하찮고 시시해 보이는 글이라도 말이다. 아니다. 하찮은 건 나지, 나의 글이 아닐 것이다. 불행을 곱씹는 마음에 희망이 비집고 들어가는 일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럼에도 볕뉘 같은 희망을 붙들고 나아가는 일이란 또 얼마나 기특한 일인지. 글쓰기를 생각할 때면 깜깜하기만 했던 이 방에서 나가기로 한다. 분명 밖은 환할 테니까. 문을 열면 쏟아질 빛을 두 팔 벌려 껴안아야지. 그런데 너무 눈이 부셔서 휘정대면 어쩌지? 그렇다한들 무슨 상관인가. 넘어지면 넘어진 대로 휘청대면 휘청대는 대로 그렇게 나아가야지.
나는 다시 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