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일기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나의무해한글쓰기
어제는 꽁꽁 언 강가를 내달리는 아이들을 보았다. 잔뜩 신나서 소리를 지르고 깔깔 웃으며 달리는 아이들을 보며 슬며시 웃음이 났다. 나도 같이 달리고 싶은걸? 여전히 강은 얼어있고 눈이 다 녹지도 않았다. 그런데 입춘이라니. 어느새 입춘이다. 입춘이라고 해서 완연한 봄이 된 것은 아니다. 따뜻한 것도 잠시 언제 한파가 닥칠지 알 수 없고 꽃 피는 삼월에 눈이 내리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입춘이라는 사실에 봄에게로 한 발짝 다가서는 기분이다.
내 삶을 겨울처럼 느끼던 시절이 있었다. 나에게 따스한 봄이 오지 않으리라 여겼던 날들이었다. 현실보다 마음이 더 춥고 가난했던 순간이었다. 늘 사랑을 갈구했고 사랑에 집착했다. 사랑을 주는 일은 서툴렀고 사랑을 받는 일은 더 서툴렀다. 사람을 미워하면서 사람을 사랑했다. 무모하게 달려들어놓고 금세 도망쳤다. 먼저 사랑을 줬음에도 돌아올 사랑이 두려워 뒷걸음질 쳤다. 사랑하는 일보다 미워하는 일이 더 편했으므로 미워하는 쪽을 선택했다. 무너지고 망가지고 일그러지는 마음의 모양을 바라는 보는 일이란 얼마나 괴롭고 두려운 일인가. 이상과 현실은 다르고 내가 바라는 것과 사회가 바라는 것의 괴리에서 중심을 잡기란 더더욱 어려웠다. 그토록 사랑을 붙잡고 싶어 하면서도 손에 쥐어진 사랑이 벌레라도 되는 듯 진저리를 쳤다. 인간혐오, 애정결핍, 자기 연민에 허우적대느라 나 스스로 내 삶을 겨울 한복판에 데려다 놓았다는 것도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사랑을 품에 안고 나아가고 싶어서 두려웠다는 것을. 그 사랑이 너무 뜨거워서 무서웠다는 것을. 나는 사랑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사랑이 아름다울 리가 없다는 마음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싶었다. 나약하고 볼품없고 완벽하지 않더라고 괜찮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사랑이 분명히 있다는 믿음을 도저히 버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못생기고 상처투성이인 마음을 주워 탈탈 털어 다시 보듬고 나아가고 싶었다.
봄으로 가는 길목, 이제 시작이다. 계절은 흐르는 거니까 나도 계절을 따라 겨울을 건너 봄으로 가보자.
□ 지난 몇 년간 입춘 무렵의 사진을 찾아보니 계속 눈이 왔다. 겨울이 놓지 않았던 지난 몇 년이었나 보다. 그럼에도 꽃은 피니까, 봄이 오니까, 그런 마음으로 버텨냈나 보다.
□ 2월에 귀인이 나타난다던데? (어흥)
#하리에세이
그냥 씁니다. 매일 단조로운 일상이 지루하고 답답한 날들에서 벗어나 일상의 반짝임을 찾고 싶습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였던 하루를 나의 무해한 글쓰기로 오롯이 나를 돌보는 특별한 하루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저와 함께 사뿐사뿐 걸어보아요 우리.
#안녕나의하루 #일상하리 #글쓰기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