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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8

오늘부터 시작!

by HARI
아침 : 우유 1잔
점심 : 아산병원 장례식장 육개장
저녁 : 바나나 1개
간식 : 호빵(야채) 1개
운동 : 푸시업 60개, 스쿼드 10개, 17,282보

주말에 에라~ 모르겠다식으로 다이어트를 포기할 뻔했지만 월요일 다시 시작하는 거야!!!!

다짐을 하면서 뭔가 하려고 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업무 지원 요청이 많아서 틈이 없었다.

월요일은 식탁교제가 있는 중요한 날인데!!!! 주말 내내 오늘 점심을 기다렸는데!!! 아.. 이러니깐

다이어트가 안 되는 걸까. 암튼 강력한 다이어트를 하라는 뜻인지 갑작스레 장례식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아산병원을 처음 가봤는데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지 장례식장뿐만 아니라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병원 신세를 몇 년 간 보냈던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였다.

처음 응급실로 들어갈 때 의식도 없어서 중환자실에서 3일 만에 깨어났을 때가 어제 같은데..

가진통인 것 같기는 한데.. 수술 이후 누군가 아프다고 하거나 아파 보이는 상황, 혹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다리에 통증이 온다.

그동안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 부족했던 내게 타인에 대해서 공감하라고 능력이 생긴 거라고

생각한다.

전에는 잘 모르고 이성적으로만 생각했던 타인의 아픔에 대해서 통증으로 공감하게 되었다.

달리기만 할 수 있다면 종일 달리고 싶은데...

다시 달리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지만 참.. 욕심인가..

운동장을 지나갈 때마다 달리고 싶다.

장례식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고 혹은 위로를 하고

그렇게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많은 교감이 일어난다.

죽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베푸는 배려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이런 곳에서는 잔잔하게 모이는 것이 아닐까.

결혼식장보다 이제는 장례식장에서 밥을 먹는 날들이 많은 것이 서글퍼진다.

참 많은 사람들이 보였는데 생전에 참 잘 살다 가셨나 보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것도 이런 자리가 많다 보니 양복은 갖추어 입고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다.

그리고 뭔가 변화하고 싶다는 의지도 분명 있다.

혼자서 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 것보다 더 힘들지만...

꼭 해내겠다.

반장님께 어디 체중계 하나 구해달라고 해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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