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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2

장애물은 넘으라고 있는 거다

by HARI
아침 : 바나나 1개
점심 : 매운 순두부
저녁 : 계란프라이 1개
간식 : 식빵에 잼
운동 : 푸시업 70, 스쿼트 70, 18,721
체중 : 93.01

문득 오늘 아침에는 이곳에 처음 왔던 가을이 생각났다.

가을이 오면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바람에 흩날린다. 어느덧 이곳에서 세 번째 가을을 맞이하였었는데

또다시 은행잎을 주워 책갈피에 끼웠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의 설렘과 긴장,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가 떠오른다. 중년의 나이에 대학교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작년에는 공공기관의 월간지에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인터뷰 중에 "이곳에서 몇 번의 은행잎을 줍게 될지 모르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좋다'라고 했는데

이 모든 것이 내 삶의 여정에서 한 페이지씩 채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사무실을 정리하고, 오랜만에 운동장으로 나섰다. 8년 전 첫 수술을 받은 이후,

나는 13번의 수술을 겪었다. 걷는 것조차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다.

달린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나는 처음으로 달리는 동작을 흉내 내며 걷기를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처음부터 달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나를 돌아보니,

어쩌면 나는 나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다.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한없이 무거운 현실이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앞으로도 좋은 생각을 품고, 좋은 행동을 하며, 어른답게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가을이 오면 다시 은행잎을 주워 책갈피에 넣으며, 이곳에서의 시간들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나는 달릴 것이다. 내가 믿고 노력하는 한, 반드시 그 순간이 올 것이다.

그리고 다이어트도 성공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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