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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한 낮

D-49

by HARI
아침 : 우유
점심 : 무한리필 떡볶이
저녁 : 없음
운동 : 푸시업 100, 스쿼트 100, 도보 18,921
체중 : 90.12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은 향긋해
도시의 바쁜 숨결도
잠시 숨을 고르는 낮 12시

직장동료들과 마주 앉아
따끈한 국물에 웃음 섞인 대화
젓가락 끝에서 풀리는 하루의 긴장

밥 한 숟갈, 이야기 한 줌
커피 한 잔에 담긴 여유가
종이컵 속으로 피어오른다

일감호 따라 걷는 길
벚꽃은 아직 가지 끝에 남아
수면 위 햇살에 살랑인다

조잘조잘 걸음마다
일상도 노래가 되고
잠시 회사도 잊는다

저 멀리 보이는 사무실 건물
다시 돌아가야 할 곳이지만
봄은 우리 주머니에
살짝 손을 넣고 웃고 있었다

이런 날의 점심은
단지 한 끼가 아니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작은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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