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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 아직도 돌아서지 못한 마음

by 장소록 Oct 14. 2024

그를 비난하는 건

그에게 아직 내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와 공유했던 시간의 흔적이

내 안에 고스란히 남은 까닭이고,

그에게 다시 사랑받고 싶은 탓에

멀어진 그의 마음을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파트의 업무를 진행하고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그의 심상함에

돌을 던지고 싶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사금파리처럼 쪼개져 버려졌어도

그를 향한 반짝임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쉽게 버린 지난 마음 때문에,

아직도 그를 향해 곤두서는 내 마음 때문에,


그는 더 오래 비난받아야 한다.



* 사내 연애만이 문제가 아니다. 사내 우정도 찢어지면 상처다.


직장에서 각별했던 동료와 멀어지고, 서로의 뒤통수를 가격하는 적이 되어 대치국면에 들어서면  

그 고통이 금 간 사내 연애 못지않다.


찢어진 원인은 사소한 오해였더라도 , 더 이상 사소한 이해로는 재결합이 불가하다.

망가진 관계는 복구되지 않는다.


더 많이 사랑하는 자가 약자이듯 우정에서도 역시 그러하다. 과거의 좋았던 관계에 연연하는 자가 약자다. 나는 주로 쿨하지 못하게 질척거리며 관계 회복을 갈구하는 약자 역할을 맡곤 했다. 품었던 마음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 탓이다.

약자는 더 깊게 앓고, 오래 후유증에 시달린다.


사내 연애뿐 아니라 사내 우정도 함부로 선택할 바는 아니다.

회사 동료는 그냥 동료다. 다른 무엇이 될 수 없다.

그것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의 자리에 ‘그녀’를 대입해서 읽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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