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밤

by 하린

나도

내 삶도

내가 갖고 있는 것들도

내가 하는 짓들도

모두 비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

한없이 하찮고 대수롭지 않아서

또아리 틀고 누운 채로

땅 끝 속까지 묻히고만 싶은

그런 날

그런 순간

저녁으로 먹은 김치전이

위에서 목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데

화인지 슬픔인지 불안인지 모를 것도

망나니처럼 뒤따라 춤을 추고 있어서

몸 가누는 일이 여의치가 않은 와중

개님은 옆에서 코닥코닥 주무시고

티비에서 나오는 웃음소리가 나를 때리고

오늘은 일찍 잠을 청해야겠어

그 속은 두꺼비집 내린 마냥 조용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