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시원하지 않으면 간호사 탓이라 하고
화장실이 더러워도 간호사 탓이라 하며
복도가 시끄러워도 간호사 탓이라고 합니다.
열이 나지 않는 이유는 간호사 덕분이고
숨쉬기 편한 것도 간호사 덕분이라 하며
통증에서 벗어난 것도 간호사 덕분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혼자 부들거리고 부끄러워하기를 반복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기분은
조울증인 나를 더 오락가락하게 만듭니다.
사람인지라 덕분에 다 나아서 간다, 고생했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는 그 어떤 말보다 듣기 좋습니다.
어쩌면 그 말을 한 번이라도 더 듣고 싶어서,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며
더 열심히 일합니다.
나는 조울증이기 전에 간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