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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재

어린이날 느낀 감사

by 하크니스

일본 마지막 날 계획 초안을 짜서 올리는 날인데, 하루 종일 아들과 있다 보니 글 쓰기가 힘들 것 같다.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내겐 소중한 아들이 있다.


결혼을 하고 신혼 때였다. 길에서 목사님을 우연히 마주쳤다. 목사님은 물었다. ‘애는 언제 갖기로 했어요? 빨리 시도해야지~‘ 우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 1년만 신혼 즐기고 가지려고요 ‘


1년이 지나고 아내가 아이를 가졌다. 첫 번째 병명은 포상기태였다. 그렇게 첫 소파술을 받았다. 약 1년 정도가 지나고 다시 아이를 가졌다. 두 번째는 심장이 자라지 않았다. 두 번째 소파술이 끝났다. 세 번째 아이를 가졌고 마찬가지로 심장이 자라지 않았다. 세 번째 유산이었다. 그리고 자궁내막증식증이라는 병에 걸렸다. 수술을 받고 6개월 정도는 재발 여부를 봐야 한다고 했다. 잘 나았고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이 되었다.


용하다는 난임병원에 다녀봤지만 돌아오는 말은 일단 마음은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와이프의 호르몬 수치는 폐경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습관적 유산 검사를 했다. 거기서 면역세포가 태아가 생기면 공격한다는 걸 알아냈다. 지금까지 유산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다!


시험관을 시도했으나 난자 채취조차 잘 되지 않았다. 난임병원은 그만 다니기로 했다.


대신, 우리 동네 유명하다는 한의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주 2회 침을 맞고 한약을 사 먹었다.


약 6개월 정도 지나자 한의사가 ‘이제 어느 정도 몸이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양방 병원에서는 포기하라고 했지만 한방 병원에서는 희망이 있다고 했다.


바로 임신에 성공했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사를 2회 맞았다.


우리는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온 가족이 행복해했다. 축하도 많이 받았다.


기형아 검사를 했는데 다운증후군 확률이 높게 나왔다. 병원에선 별별 검사를 하자고 했다. 나는 반대했다. 만약 기형아로 99.9% 확정이 되면 대체 무슨 선택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불안하긴 했지만 아이가 잘 태어나리라 믿고 기도했다. 초음파 검사를 하러 갈 때마다 긴장되고 떨렸지만 아이는 잘 자라주었다.


마침내 건강하게 아이가 태어났다.


아내는 수술 후 아픈 몸을 이끌고 기필코 걸어가서 아이를 봤다. 보자마자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얼마나 효도하려고 이렇게 힘들게 왔을까?


어린이날이다. 그래 너의 날이다. 이제 신나게 놀아보자! 세상을 있는 힘껏 즐기고 행복하게 살길! 그러기 위해 아빠가 옆에서 평생 응원해 줄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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